“집값 100% 대출” 그 배경은? CMHC 경쟁력 확보 위해

국내 주택시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주택 건설은 6.2%나 늘어나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주택 매매율도 신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연방모기지주택공사(CMHC)가 “3월1일부터 주택자금을 100%까지 빌려주겠다”고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MHC는 23일 현금이 부족한 내집마련 희망자들을 위해 최소 다운페이먼트인 5% 규정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에 대해 로얄은행 소속의 한 경제학자는 “CMHC의 새로운 방침으로 주택시장의 문호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차피 내집마련을 하게 될 사람들에게 시간을 앞당겨줄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로얄은행이 내놓은 주택유지 비율(소득 대비 주택 유지관리 비용)은 2003년 평균 31.9%. 이는 최저를 기록했던 2001년 31.7%에 근접하는 수치이다. CMHC가 “100%를 대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다름 아니라 5% 다운페이먼트로 살 수 있는 집값의 한계를 없애버린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5%의 밑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은 30만달러 미만짜리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이 규정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토론토에서 30만달러 미만짜리 집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업계 부양이 필요 없는 현시점에서 왜 CMHC가 방침을 변경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CMHC는 또다른 모기지 보증 회사인 라이벌 GE에게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미 1년 전부터 GE는 노바스코샤은행과 제휴해 일정 수입이 있는 주택 마련 희망자에게 100% 모기지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코샤은행이 고객을 대신해 5%를 빌려주면 GE가 그 모기지에 대해 보증을 해주고, 거기에 보험료 3.9%를 물리는 방식이다. 은행으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이다. 5년(이 기간은 확정된 것이다)짜리 모기지를 얻겠다고 손님들이 제 발로 은행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로얄은행도 5년짜리 모기지를 희망하는 고객에 한해 5% 밑돈을 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5년짜리 모기지에 두 은행 모두 5.8%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TD은행에서는 5년짜리 모기지에 4.75% 금리 상품을 새로 내놓았다. 모기지로 100%를 빌려주면 체납자가 늘어나지는 않을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토론토에서 주택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는 한 경제학자는 “외국에서는 이미 밑돈 개념이 없어졌다. 내집마련을 한 사람들은 재정적으로 풍비박산이 나지 않는 한 자기 집을 어떻게든 지키게 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제학자는 당분간 광역 토론토에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도 크게 오를 일은 없다. 다른 주택컨설팅 회사의 한 관계자 또한 “CMHC의 새로운 방침으로 인해 신용 불량자가 늘어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대출자가 대출 희망자의 신용 상태를 사전에 샅샅이 조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CMHC의 이번 조처로 주택시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집 수리비, 재산세, 전기요금, 보험료 등 잡다한 집안 관리 비용을 고려하면 내집마련 희망자는 최소 10%는 밑돈으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CMHC가 1998년 10% 상한선을 5%로 내렸을 때도 체납자가 늘어나지는 않았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