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더 크게, 더 많이 '밝은' 집 선호...신축주택 창문 늘리기 유행

신축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창문이 크고 많은 집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시사가에 최근 ‘캐셰이 매너스(Cachet Manors)’ 집을 구입한 섀런 마하라지(43)씨도 그런 대표적인 사례다. 원래 이 신축주택은 설계 도면상으로는 창문이 41개였지만, 완공된 마하라지씨의 집은 창문이 57개나 된다. 그녀는 건축단계에서 16개의 창문을 더 낼 수 있는지를 문의했고 건설업자가 그 요청을 수용했던 것이다. 마하라지씨는 “이 집에 마음이 끌린 것은 창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야외를 실내로 들여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시 미시사가에 있던 그녀의 옛 집은 창이 13개밖에 되지 않았다. 윈스턴 처칠과 에글린튼 애비뉴 인근으로 그린벨트 지역에 뒤쪽이 면해있는 마하라지씨의 새 집은 특히 프렌치도어(french door·유리격자문)와 채광창(transom)이 설치된 부엌쪽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며 숲이 내다보이게 되어 있다. 오래된 집일수록 어둑 ‘캐셰이 개발그룹’의 사장이자 ‘광역토론토주택건설업연합(GTHBA)’의 부회장인 데지 오시엘로씨는 “창문이 많은 집을 선호하는 것은 점점 더 유행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창문을 많이 내어 더 많은 빛이 들어오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벽 대신 프렌치도어를 설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있다.” 마하라지씨는 고급주택들을 파는 게 자신의 직업인만큼 부동산 중개를 하며 일상적으로 보게 되는 백만 달러가 넘는 고급주택들에서 자신의 새 집을 고를 때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른 도시에서 온 기업중역들이 이사올 집을 구할 때 “당장 현관에 들어서면서 실내에 빛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 걸 보면 그들은 그 자리에서 ‘그만 봅시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광역토론토 바깥 지역에 사는 고객들의 경우 자신들이 집을 구입할 때 바라는 요구사항들을 이메일로 보내곤 한다. 마하라지씨는 “선결조건은 항상 빛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내 고객들 모두가 그 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미리 주택 내부를 살펴보는데, 만일 창문이 충분히 많지 않으면 그 집은 직접 방문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오시엘로씨는 오래된 집일수록 어두운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30년 간 매년 주택들이 개선돼 왔다. 집들이 훨씬 더 에너지 효율적이 됨에 따라 창문을 더 많이 내 빛이 잘 들어오게 하면서 냉난방 손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연방모기지주택공사(CMHC)’의 광역토론토 지역국장인 마크 살레르노씨도 이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는 일부 주택의 경우 창문이 어디에 설치되느냐에 따라 다른 집들보다 더 에너지 효율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南向창은 다다익선 그는 남향이 가장 좋고 서향과 동향이 최악이며, 북향은 창문 숫자가 제한돼 있는 한 괜찮다고 말했다. “만일 창문 여러 개가 남쪽을 향하고 있다면 겨울철에는 태양의 각도가 낮아서 햇살이 집 깊숙히까지 들어와 집을 데워주고 빛을 제공해준다. 여름철에는 태양이 높은 각도이기 때문에 창문 위에 차일(awning)이나 발코니 같은 내물림(overhang)이 그늘을 제공해줄 것이다.” 살레르노씨는 “때로는 집에서 서향이나 동향의 창문 숫자를 줄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면서 아침 햇빛이 동쪽에서는 특히 각도가 낮게 집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여름에 집을 과다하게 데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어스름에는 지는 해가 서쪽에서 똑같은 효과를 낸다. 북향창은 직사광선이 들어오는데는 별반 도움이 안 되고 그에 따라 겨울에도 난방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분명히 가장 좋은 향은 남향이다. 동쪽과 서쪽은 어려운 것이, 들어오는 햇빛을 조절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향은 괜찮지만, 창문 수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살레르노씨는 겨울철에는 태양의 온기를 집안에 보존하고 여름철에는 햇살을 막기를 원하는 주택소유주들을 위해 또다른 조언을 제공한다. 즉 활엽수를 집 주위에 심으라는 것이다. “겨울에는 활엽수 잎들이 다 떨어지기 때문에 햇빛이 통과해 들어온다. 여름철에는 잎이 무성해져 그늘이 생긴다.” ‘홈디포(Home Depot)’의 상품구매담당자인 존 로시언씨는 주택소유주들이 좀더 에너지 효율적인 창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환경문제가 큰 걱정거리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스모그가 패리사운드 지역까지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숨쉬는 공기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高에너지효율 창문 로시언씨는 에너지 효율적인 창문과 관련해 최근 각광받는 것은 ‘low-E argon’이라고 말했다. ‘low-E’란 ‘저방출 코팅(low-emissivity coating)’을 뜻한다. 이것은 이중창 안쪽 유리의 바깥표면에 금속산화물(metal oxide)을 얇게 코팅함으로써 햇빛은 투과해 들어오되 열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유약칠(glazing)은 가구의 빛을 바래게 하는 자외선도 걸러준다. 아르곤(argon)은 밀봉된 창유리들 사이에 공기 대신 집어넣는 불활성 기체(inert gas)이다. 크립톤(Krypton) 가스도 여기 이용될 수 있다. 이들 기체들은 공기보다 밀도가 높고 열전도율이 낮아 창유리 사이에 열이 전달되는 것을 줄임으로써 단열가치가 더 높다. 로시언씨는 “창문제조업계는 지난 10년 사이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좀더 에너지 효율적인 상품들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창문들은 여름철에는 집을 시원하게 유지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냉난방비를 절약하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마하라지씨의 창문도 모두 ‘low-E argon’으로 되어있다. 그녀의 집 가격은 60만 달러였지만 마하라지씨는 업그레이드와 주문식 공사에 11만2천 달러를 더 들여 최종가격이 71만2천 달러가 되었다. 업그레이드의 대부분은 창문을 늘려 집 전체에 빛이 들어오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바깥경치를 실내로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 모든 실내문들은 프렌치도어로 만들었다. 또한 그녀는 원래 2층 복도에 설치되기로 했던 장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가릴 수 있다는 이유로 없앴다. 벽이 있던 자리에도 창문을 달아서 개방했다. 마스터베드룸의 경우 벽을 프렌치도어와 줄리엣 발코니로 대체했다. 지하실 창문도 두 배 넓이로 늘렸고, 창문이 낮은 것을 보상하기 위해 건설업체인 캐셰이측에서는 지하실 천장과 1층 바닥 사이에 있는 창문 위쪽의 들보(joist)를 깎아냈다. 이 부분은 가능한 많은 빛을 들여올 수 있는 각도로 깎아냈고 반사광을 더 높이기 위해 흰색으로 페인트칠했다. 오시엘로씨는 “45도 각도로 깎음으로써 최대한 빛이 많이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창문이 가려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하라지씨는 “인간도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인 근거도 이미 나와있다. 감정장애의 일종인 ‘계절영향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는 겨울철 햇빛이 적은 것과 연관돼 있다. 그 증상에는 근력 저하, 피로와 과다수면 경향 등이 포함된다. 캐나다정신건강협회(Canadian Mental Health Association)에 따르면 온타리오 인구의 2∼3%가량이 SAD를 지니고 있을 수 있으며 다른 15%는 덜 심각한 형태의 겨울철 우울증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이 SAD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는 ‘광선치료상자(light therapy box)’를 통한 유사 태양광이 이용되곤 한다. 성적·감정도 햇빛영향 마하라지씨는 햇빛의 혜택이 자녀들의 학업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의 딸은 토론토대 의대에 재학중이며 아들은 세네카 칼리지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마하라지씨는 “아이들이 기민하고 활력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빛이 학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한 토론토교육청에서도 스카보로에 자연광이 잘 드는 새 학교건물을 짓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광에 노출된 학생들의 경우 학업성과가 20%나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시엘로씨는 건설업자들이 창문의 크기와 숫자 면에서 ‘온타리오건축규정(Ontario Building Code)’이 허용하는 한계선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허용치는 집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현재 허용치의 최대한까지 창문을 늘리고 있다. 주택들은 오늘날 아주 에너지 효율적이 되어서 열손실 걱정을 별로 하지 않으면서 창문을 많이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는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좀더 야외를 많이 경험하길 원한다. 우리는 창문의 스타일에도 아주 긴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즉 집 앞쪽에서 보기에는 모양이 좋게, 뒤쪽에는 가능한 빛을 많이 들어오게 하는 것 말이다.” 오시엘로씨는 주택소유주들이 조경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창문이 늘어나는 이유의 하나로 지적했다. “사람들은 그 결과물을 실내에 있을 때에도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