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이 잡듯 짜릿한 “심봤다!” 공작고사리·동북향 활엽수림 '포인트'

알공퀸공원 남동쪽에 가장 많이 자생 “이상하네요.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요?” 절벽에 부딪쳐 반향되는 목소리가 심산유곡의 정적을 깨트리기에 충분했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산삼을 캐고 있던 박일성(51)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 바퀴 둘러보더니 나지막한 톤으로 대답한다. “거기 있잖아요.” ▲깊은 계곡에서 정성스럽게 캔 산삼을 들고 있는 심마니 박일성씨와 아들 두성군. 대학생인 두성군은 여름방학이면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National Geographic Traveler) 잡지의 7월과 8월호에 실린 자료에 의하면, 탑랭킹 16개 중 6개가 캐나다국립공원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잡지는 캐나다의 국립공원들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공원을 태고의 모습으로 잘 보존하려는 공원관리당국의 의지와 방문객이 비교적 적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잡지는 BC주의 해안에서 약 100km 떨어진 퀸샬럿섬(Queen Charlotte Islands)에 위치한 과이 하나스의 연간 방문자가 보트 혹은 수상비행기 등으로 찾아오는 3천 명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적은 방문객 수가 원시시대의 환경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업계 전문가와 공원관리 담당자 300명이 참가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종합점수(stewardship index)는 거의 태고의 자연 그대로인 과이 하나스 국립공원의 88에서부터 거의 붕괴직전에 있는 그레이드 국립공원(플로리다)의 34점까지 격차가 심하다. 조사대상이 된 55개 국립공원 중에서 캐나다에 속한 것은 10개에 불과했으나 이들 중 8개가 평균점수 이상을 받았다. 상위권 점수를 받은 것은 캐나다공원의 경우 60%인 데 비해 미국은 22%에 불과했다. 캐나다의 공원이 미국의 공원에 비해 자연 그대로 잘 관리되어 있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는 미국에 비해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날씨관계로 오픈시즌이 짧아 방문객이 적게 찾아와 그만큼 오염이 적다. 알래스카의 공원들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법적인 면에 있어서도 연방기관인 캐나다공원청(Parks Canada)이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는데 비해 미국의 의회는 국립공원관리부(US National Park Service)로 하여금 자연보호와 함께 야외오락 권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 캐나다는 국립공원에 예산지원을 해주나 미국의 경우는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한다. 이 잡지의 조나단 투어텔럿 편집장은 과이 하나스 국립공원이 1위에 랭크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을 했다. “과이 하나스는 인간의 통행이 드물다는 이유 때문에 88점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얻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육지에서 거리가 먼 샬럿섬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어 연간 방문객이 3천 명 미만이다. 그러나 캐나다공원청과 현지원주민인 하이다족의 유대관계가 돈독하다. 높은 문화적 일체감이 높은 점수를 얻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하이다족은 공원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이 하나스 국립공원은 1,470평방km, 즉 퀸샬롯섬의 약 15%를 점유하고 있다. 이 섬은 남쪽의 타수사운드(Tasu Sound)에서 케이프 세인트제임스(Cape St. James)에 이르기까지 138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은 58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88년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하이디족은 이들 섬의 ‘오리지널’ 원주민이다. 닌스틴스(Ninstints) 마을에는 하이다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토템폴(totem pole)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하이다 과이 파수꾼(Haida Gwaii Watchmen)들이 카약 타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핫스프링 아일랜드(Hot Spring Island)를 포함한 옛 마을 장소들을 다스린다. ‘캐나다의 갈라파고스 제도(에콰도르 서쪽 해상의 외딴 섬)’로 불리는 퀸샬럿섬은 북미대륙 플레이트(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암판)의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1,100미터가 넘는 산크리스토발(San Christoval)산은 이 섬의 분수령이기도 하다. 약 75만 마리의 해조(海鳥)가 이곳에 서식한다. 이 외에 봄과 가을에 수백만 마리가 이 섬에 중간 기착한다. 퀸샬럿섬의 하이다 이름인 ‘하이다 과이’는 ‘경이의 장소’라는 의미다. 과이 하나스 국립공원은 하이다 부족 영토의 최남단을 차지하고 있다. 부유하고, 해양술에 뛰어 나고, 전쟁에서 용맹스러운 부족인 이들은 북쪽의 하이다 이웃들은 물론 해안선의 마을들을 습격해서 남자는 노예로, 여자는 아내로 삼기도 했다. (글:한국일보 김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