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공립교 조기 유학생 봇물

7일 캐나다 공립학교 9학년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한 대만 출신 조기 유학생 로버트 선(14)은 정부나 학교측에서 볼 때 최고의 고객이다. 선이 일년간 학비로 지불하는 비용만 무려 11,500달러. 이에 생활비 등 이들이 국내에서 지출하고 있는 기타 비용을 더해보면 심각한 재정난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나다 학교들이 조기유학생들을 왜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인식하고 적극적 공략에 나서고 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선의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학업 뒷바라지를 할 목적으로 대만에서 직장도 그만두고 선과 함께 얼마 전에 토론토에 정착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국제화 시대에 맞는 교육을 시키고 싶어 조기유학을 결심하게 됐다”며 “중국어와 함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선이 우수한 수준의 캐나다 대학 교육까지 마치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캐나다 정부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1년간 학업 비자를 내 준 사례는 14,321건에 이른다. 비자가 필요 없는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수까지 포함한다면 올해 입국한 조기유학생 수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토론토 교육청 소속 국제학생 입학 담당 한 관계자는 “올해 등록한 국제학생은 800명으로 2년 전에 비해 30%나 증가했다”며 “조기유학생 시장은 수억 달러 호황을 가늠케 하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개 고교와 25개 초등학교 등이 속해 있는 밴쿠버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9백여 명이 넘는 조기유학생들이 국내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중에는 5살짜리 유치원생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학교들의 조기유학생 시장 열풍은 이처럼 전국에 걸쳐 일고 있다. 또한 이에 더해 해외에 직접 나가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해외 학생들을 캐나다 학교로 유치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20여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교육센터네트워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및 대만,중국 등 아시아 마켓에서 캐나다 학교가 누리는 인기는 상당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장학금 지급, 무료 영어 과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적극적 유치에 나서고 있어 조기유학을 상담하거나 신청하는 사례도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선택하는 첫 번째 조건은 국가 인지도라고 할 수 있다”며 “캐나다는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공교육제도를 갖추고 있는 국가로 인식돼 있어 대다수 국제학생들로부터 완벽한 유학지로 선호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북미지역 영어 발음을 배우기를 원하고 있는데 캐나다의 경우, 이에 따른 완벽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유학지로 한국인들로부터 각광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학교들이 주로 타깃으로 삼고 있는 조기유학생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멕시코, 홍콩 등이며 한국 유학생들은 특히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