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달러 강세 기러기가족 ‘부담’ 수입상은 ‘희색’ 10월중 환율 890~900원 박스권

최근 들어 캐나다달러가 강세기조를 보이면서 캐나다달러(루니)-원화 환율도 급등,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에 의존해 살아가는 유학생과 이른바 ‘기러기 가족’ 등의 부담이 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한인 수입도매상과 해외 여행객들은 캔달러의 강세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캐나다달러 1불당 한화 850원 선(매매기준율 기준)이던 루니-원화 환율은 최근 들어 9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10월중 루니-원화 환율은 890~900원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캐나다로 1만 달러를 송금할 경우 올해 초에는 8백50만원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9백만원 정도로 50만원이 더 든다. 환율이 급등하자 유학생과 가족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TD은행의 손종호 부장은 “올해 초 850원 선이던 환율이 900원 대로 오르면서 특히 한국에서 보내주는 송금에 의존하는 유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스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의 기러기 아빠들은 분명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스욕에서 중고교생 아들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김정숙(38)씨는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는 남편이 매달 꼬박꼬박 부쳐주는 돈으로 빠듯하게 살아가는데 요즘엔 환율이 너무 올라 힘들다”며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토론토대 유학생 김준호(스카보로 거주)군은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지도 않은데 집에서 송금해주는 부모님들에게 큰 부담이 갈 것으로 생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캐나다달러 강세에 대부분 한국 등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인무역인들은 활기를 띠고 있다. 캐나다한인무역인협회 김관수 회장은 “캐나다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아무래도 상품대금 결재에 지불하는 금액이 낮아진다. 한인무역업자들에게는 환율강세가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아시아의 이창복 사장은 “도매상에서는 수입가격에 적정마진을 붙여 판매하는데 캐나다달러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상품을 수입할 수 있고 상품가격도 낮아지니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인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루니-원화 환율 강세가 향후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정부가 앞으로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캐나다달러의 가치가 오르면서 환율도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캐나다외환은행의 환율담당 최문석 대리는 “캐나다달러는 미국달러화와 기조를 같이 하는데 미국이 지금처럼 저금리․저환율 정책을 고수하는 한 캐나다달러는 여전히 강세를 띨 것이다. 여기에 캐나다의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당분간 루니-원화 환율의 강세기조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D은행의 손 부장도 “최근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내습 등의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원유가가 급등하고 이에 영향을 받아 루니-원화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환율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캐나다의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캐나다달러는 지난달 초 미국달러 당 86.01센트까지 올라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달러는 미국달러는 물론 유로, 파운드, 엔화 등에 대해서도 강세를 유지, 올 들어 지금까지 캐나다달러에 대한 미국달러화의 가치는 3.4%, 유로화는 14%, 엔화는 12.5% 각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