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매매 통계를 주목하라! 주택과 달리 ‘동일조건’ 비교가능

가격변화 반응-거래 속도도 빨라 요즘 주택시장은 과연 어디쯤 와 있을까? 주위에서 느껴지는 실제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각종 통계보다 훨씬 살벌해 보인다. 통계상 집값은 생각보다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러다 가격마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홈오너나 셀러들은 불안하게 마련이다. 바이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집을 매입해야 할 타이밍인가. 부동산통계는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통계를 완전히 믿기에는 체감온도가 다르고, 현장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통계가 너무 유혹적이다. 집을 사야 할 때일까, 지금이라도 파는 편이 나을까. 바이어나 셀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시장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실상을 정확히 뚫어 볼 수 있는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잣대는 없을까? 부동산투자 전문가 애덤 코발은 “단독주택(single family homes) 거래통계는 신호등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많다”며 “콘도시장을 살피는 편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Canadian Real Estate Association)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주택거래가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주택의 가격 하락속도는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평균주택가격은 30만3,594달러로 2007년보다 0.7% 하락했다. 코발은 “정확한 집값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물건을 두고 가격비교가 이뤄져야 하는데 단독주택의 경우 개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통계가 전년동기와의 비교인데 단독주택인 경우 그 1년 동안 많은 개보수나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가치가 달라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요즘 주택은 훨씬 커지고 호화로워졌다. 따라서 평균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업그레이드가 됐는데도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라면 실제로는 가격하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콘도의 경우 업그레이드할 여지가 많지 않아 똑같은 물건을 두고 보다 정확한 가격비교가 가능하다. 콘도가 더 유용한 잣대가 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콘도는 실제 소유주가 거주하는 경우가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세컨드홈이나 투자목적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의 움직임을 보다 민감하게 보여준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주택의 경우 실거주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도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그대로 붙들고 버틴다.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에 있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콘도는 시장동향에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지만 단독주택은 굼뜨고 반응정도가 실제보다 약하다. 주식으로 치면 단독주택 오너들은 우량주를 매입한 후 장기 보유하는 스타일의 투자자라고 할 수 있는 반면, 콘도 오너들은 성장주 투자자들과 흡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급등하는 시장에 베팅하고 시장동향에 따라 빠르게 들어갔다 빠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이 최고조를 이뤘던 시점이 2005년 7월이었는데 이때가 바로 콘도가격 상승 속도가 기존주택에 비해 느려진 첫 번째 달이었다. 콘도가격 움직임이 주택시장의 변곡점을 정확히 짚어냈다는 의미다. 물론 콘도통계도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상승할 때는 가장 좋은 콘도들이 먼저 팔리고 이런 고가의 좋은 콘도들이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간평균가가 올라가 실제보다 강세인 것처럼 시장을 오도할 수 있다. 썩 좋지 않은 콘도들은 시장에서 느리게 반응,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 한다. 또한 콘도업체들 역시 단독주택 건축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판촉을 위한 공공짜선물을 많이 안기고 있기 때문에 가격변화를 엄밀히 잡아내는 데 허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콘도는 단독주택에 비해 부동산시장의 흐름에 보다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주택시장의 동향에 관심이 많다면 앞으로 콘도시장의 통계를 더욱 눈여겨 볼 일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