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코레아노’들 (4) 쿠바선교 ‘종교’는 허용 ‘전도’는 금지

교단규모 침례·감리·장로 순…‘오순절’ 부상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종교를 허용하고 있다. 1959년 혁명 후 교회와 협력을 모색하다 65년부터 교회를 무시하고 무신론 정책을 채택했다. 박해보다는 차별정책을 펴 종교인에게는 공산당 입당과 대학의 특정학과 입학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86년부터 헌법에서 과학적 무신론을 폐지하고 교회와 조심스러운 화해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93년 공산당 연차대회에서 종교를 박해하는 것은 차별대우라는 것을 발표했다. 쿠바에는 종교가 허용됐지만 교회와 종교기관 내로 국한되어 있다. 교회 밖에서의 자유로운 복음 전파와 전도활동은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 선교사들의 입국 또한 상당한 제약이 있다. 교회를 신축하는 것도 금지되어있다. 정식으로 종교비자를 받지 않고 입국하여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인구 1,100만 명 중 가톨릭 교인이 가장 많다.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숫자는 약 2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혁명 전에는 가톨릭교인 수가 이보다 더 많았다. 가톨릭은 1492년에 들어와 500년 이상, 개신교는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개신교 교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쿠바에는 현재 50개 이상의 교단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 중 가장 큰 교단은 침례교로 교인이 약 7만 명이고, 그 다음이 감리교, 장로교 순이다. 최근에는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이 뚜렷한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인 종교실태 한인들이 24년 마탄사스에 정착하여 국민회를 성립했을 때 회칙 9장은 복음주의교회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인후예로 등록된 944명 중 약 3분의 2가 비신자다. 2년 전에 노령으로 세상을 떠난 로사 장(장천희) 할머니의 아버지 엔젤 장(장영기)이 평신도 목회자로 한국말로 예배를 인도해했다. 이 신앙의 맥은 이어져서 할머니의 큰아들인 데이빗 리 목사가 개혁장로교단 교단장으로서 쿠바의 임마누엘교회(Templo Emanuel)에서 시무하다 2008년 6월 은퇴하고 그의 아들 데이빗 리 2세 목사가 대를 잇고 있다. 쿠바의 신학교 쿠바에는 신학교가 여럿 있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쿠바를 방문한 토론토의 한인실버선교팀은 방문 둘쨋날인 16일 마탄사스의 복음주의신학교(Evangelical Seminary of Theology)를 방문했다. 46년 문을 연 이 신학교는 감리교, 성공회, 장로교 등 3개의 개신교단에 의해 설립됐으나 감리교가 3년 전에 독립해 나가고 현재에는 장로교와 성공회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쿠바에서 가장 중요한 신학교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5년 과정인 이 신학교는 연합신학교로서는 유일. 이 신학교에서는 70여 명의 학생이 가족 및 직원과 공동체 생활을 한다. 쿠바의 대다수 교단에서 신학생을 보낸다. 대부분의 신학생은 기숙하면서 공부하지만 일부는 신학교 밖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우루과이, 아이티 등에서 온 외국인 학생도 있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온 김성기 목사도 있다. 그는 이곳에서 석사과정을 이수중이다. 종교비자로 쿠바에 온 지 3년이 되는 그는 이 신학교를 지원하는 한국의 장로교(통합)에서 파송한 신학생이다. 마탄사스신학교에 김성기 목사가 처음은 아니다. 2002년에 온 홍인식 목사가 있었다. 그는 신학교 교수 자격으로 종교비자를 받아 신학교에서 강의하며 현지교회에서 순회설교, 교우심방 등 협력사역을 했다. 쿠바는 외국선교사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 혹은 교수 자격으로 입국, 비공식적으로 선교활동을 한다. 마탄사스신학교의 사무처에는 한인후예가 있다. 마르타 임(한국명 임은희)씨가 마탄사스종합대학에서 철학교수로 퇴직한 후후 사무처 비서로 일하고 있다. 마르타 임은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훈장을 받은 임천택 선생의 9남매 중 6번째다. 쿠바정부에서 차관을 지낸 헤로니모 임(임은조)씨는 2006년 세상을 떠났다. 9남매 중 3명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오덴 마리찰(Oden Marichal) 부학장은 실버선교팀을 위해 신학교를 안내해주는 배려를 베풀었다. 쿠바교회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3선 국회의원으로 교계와 정계의 실력자 중 한 사람이다. 한인들의 심성을 “매우 조용하고 소박하다(humble)”고 표현한 그는 한국장로교단에서 신학대학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한인후예들을 전혀 돌보지 않는 데 비해 남한과는 주로 교회를 통해 교류가 넓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교회 실버선교팀은 지난 18일(일) 호엘 오르데카 도피코 목사가 시무하는 바라데로(Varadero)장로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 후 어려운 가정을 심방하고 그가 시무하는 지교회를 가보고, 가정교회도 방문했다. 바라데로는 관광지역이라 현지인 외에 관광객도 여러 명 예배를 보았다. 캐나다 등에서 온 방문객들을 위해 설교를 영어로 동시통역해주었다. 금년 45세인 도피코 목사는 쿠바교회협의회의 부회장 5명 중 한 사람이자 마탄사스지역 회장이기도 하다. 마탄사스신학교 출신인 그는 이 학교의 이사이면서 청년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바라데로장로교회에는 아파트를 개조한 부속건물이 있다. 방에는 한국산 냉장고(삼성)가 설치돼있었다. 주일학교 교사방, 기숙사, 목사 사무실 등도 있다. 기숙사에는 25~30명이 숙박할 수 있다. 많은 교회와 연결되어 있다. 해외의 여러 곳에서 와서 기숙,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있다. 2007년 9월에 증축. 실버선교단 쿠바 방문 실버선교단은 마탄사스, 카르데나스, 아바나 지역을 차례로 방문하여 지역한인회 소속 한인후예들을 만나 우의를 돈독히 하고 돌아왔다. 현지교회에 이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함께 하고 고전무용도 보여주고 한국에 관련한 영상도 보여주었다. 공연할 때 사용했던 농악기 중 꽹과리는 카르데나스한인회에, 장구는 아바나에서 목회를 하는 데이빗 리 목사의 조카딸 송애리에게 주었다. 한국말도 잘하는 소녀인 송애리는 한글학교에도 열심히 다닌 학생이다. 이들 3개 한인회에 한복, 생필품, 금일봉, CD 2세트씩을 전해주었다. CD에는 한국의 전통결혼식, 한국의 민요배우기, 춤 배우기, 북경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한국과 쿠바 간의 야구경기 등이 들어있다. 은퇴자들로 이뤄진 실버미션팀은 큰빛교회(담임 임현수 목사) 교인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팀장은 큰빛교회의 윤방현씨. 실버미션은 임 목사가 의장을 맡고있는 GAP(Global Assistance Partnership) 소속이다. 2006년에 실버미션 설명회가 있었고 실버미션대회를 본한인장로교회에서 가졌다. WCC 거물과의 만남 이번 쿠바방문 중 기자는 20일 WCC(World Council of Churches)의 중남미(Latin America and Caribbean) 회장인 오펠리아 오르테가 목사(Rev. Ofelia Ortega Suarez)를 만났다. 그는 67년 쿠바에서 처음으로 개신교 목사로 안수받은 저명한 여성신학자다. 마탄사스복음주의신학교 학장을 96년부터 2004년까지 역임한 그는 또한 정치인으로 국회 국제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민들이 뽑는 국회의원 수는 약 600명. 신학교 교수인 남편과 신학교 사택에서 거주하는 그는 73세의 나이인데도 국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WCC 중남미회장의 임기는 2013년까지. 토론토대 낙스신학교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도 여러 번 방문했다는 그는 4년 전 한국장로교단의 초청으로 신학교 교수 홍인식 선교사 및 한인후예 데이빗 리 목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 친한파 인사. 방한 중 여러 교회에서 설교도 했다는 그는 “한국의 교회성장과 발전된 모습, 교계의 선교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던 홍인식 전도사가 2002년 이곳 신학교에 와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선교를 하게 된 것도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 쿠바가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남한과 쿠바는 외교관계는 아직 없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좋은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쿠바의 종교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국민들은 교회가 자신들을 섬기고 있다(serve)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며 “교회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초보단계인 ‘가정교회(home church)’만 3천 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김운영[woonyoung@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