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코레아노들’-(5) 쿠바의 對 남북한 관계

쿠바는 미주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과 국교 관계가 없는 나라다. 한국과 쿠바 대사관은 물론 영사관도 없다. 때문에 투자는 물론 자국민의 안전과 신변을 보장하는 영사협정도 체결돼 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쿠바는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이 각각 관할하고 있다. 쿠바는 1949년 9월 대한민국을 주권독립국가로 승인하고 한국전쟁 때는 270만 달러 상당의 긴급 구조금을 보내기도 했다. 1956년 주미대사가 친선사절단을 이끌고 아바나를 방문하는 등 외교관계 수립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그후 1959년 쿠바혁명을 계기로 관계가 단절됐다.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각별한 사이였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전 쿠바 대통령은 1960년 8월 북한과 수교를 결행하고 1986년 3월8일부터 11일 사이에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부는 쿠바혁명 50주년을 맞아 최근 평양에서 기념집회를 가졌다. 하지만 쿠바와 북한의 교역 규모는 미미하다. 정치를 떠나 경제 분야만 놓고 보면 쿠바는 한국과 더 교류가 많다. 쿠바에는 한국산 냉장고와 에어컨,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핸드폰도 대부분 한국제이다. 문화방면에도 물꼬가 트이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아바나 대극장(Grand Theater)에서 대전오페라단(단원 11명이 쿠바국립오페라단과 공동으로 오페라를 공연하고 있다. 배재대학교 음악학과 최남인 교수는 기자와 만나 “2005년부터 매년 왔다”면서 “악기가 너무 노후한 것이 문제일 뿐 음악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 쿠바를 방문하는 한국인(주로 관광객)은 연간 2천명에 훨씬 넘는다. 한국의 대쿠바 수출액은 2005년도에 1억달러를 넘어선 이래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쿠바와 맺은 발전시설 수출계약 액수만 8억 달러에 달한다. 아바나 주재 북한대사관의 직원은 약 20명. 아바나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계 기업의 직원들은 마켓에서 가끔씩 만나지만 눈인사만 할뿐 대화의 기회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전기 설치를 위해 쿠바에 진출해 있는 현대중공업의 정병욱 상무는 지난 2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대사관과는 접촉이 전혀 없다”면서 “북한에서 나와있는 상사도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계 파나마기업인 엠페로(Ampelos)의 문윤미 부장은 아시아에서 교류의 폭이 가장 넓은 나라는 중국과 한국이며 한국과는 국교가 없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으나 그런 대로 잘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쿠바에 나와있는 북한대사관과도 별 마찰이 없다 고 밝혔다. 쿠바에는 한국국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이 약 70명에 이른다. 이들의 대다수는 이곳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이들은 노동허가서를 받아 쿠바에 입국하며 노동허가서는 1년마다 갱신된다. 이곳에 진출한 한국계는 무역회사인 엠페로스(Ampelos)와 네네카, 발전기설치 사업을 위해 한시적으로 나와 있는 현대중공업,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 등이다. 엠페로스가 이곳에 설립된 지는 10년. 한국과 국교가 없어 서류상으로 파나마회사로 등록되어있는 이 회사는 한국에서 의료기구, 제약설비, 컴퓨터 등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쿠바정부에 납품하는 일을 주로 하고 현대중공업 발전사업의 대리점 역할도 겸한다. 현대중공업에서 발전장비를 직접 판매하지만 그기에 따는 재반 절차를 엠페로스가 지원해 주고 있다. 서울에 있는 엠페로스 그릅의 자회사인 이 회사의 직원은 약 30명. 이중 한국국적을 가진 사람은 문윤미 부장을 비롯 5명에 불과하다. 한국직원 중에는 여행사 1명, 현대중공업을 지원하는 사람이 2명있다. 쿠바에 온지 10년 가까이 되며 엠페로스에서 일 한지는 4년 되는 쿠바의 한인후예들과는 한인회와 한글학교 등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4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엠페로스의 그릅의 총수는 김동호 회장. 1978년 부모를 따라 남미 파라과이로 농업이민간 소위 이민 1.5세인 그는 1997년도에 쿠바에 들어와 둘러본 후 2000년도에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가 안정권에 들어서면서 한인후예들을 돕고 쿠바에 선교를 위해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엠페로스는 멕시코, 파나마, 베네주엘라, 니콰라구아 등 거의 모든 중남미 나라게 회사를 갖고있는 한국의 중남미 통인 그는 선교에 열정을 갖고 있고 교회의 장로이기도 하다. 쿠바의 한인회와 한글학교 등을 통해 한인후예들을 돕고 있다. 지난 26일 쿠바에서 열린 한인회의 설 잔치도 그의 회사와 현대중공업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2005년 9월에 쿠바정부로부터 8억달러 상당의 발전설비를 수주했다. 총 대수로는 544대이고 총 출력으로는 1,062 메가와트이다. 2006년부터 시작해서 2년에 걸쳐서 설치를 하고 올해 안에 설치를 마무리된다. 설치공사가 끝나면 약간의 기술지원 인력을 제외하고 철수한다. 2년간 기술지원을 해주고 2010년도에 완전 철수할 계획이다. . 쿠바정부가 발전소를 신설하는 것이 2005년부터이다. 그전에는 옛날 발전소로 거의 사용해 왔다. 정부가 우선사업중의 하나로 전기혁명(Revolution of Electricity)을 추진, 현재 본 괘도에 오르고 있다. 발전시설 설치 프르젝트에 참여한 업체들이 일본업체, 유럽업체, 현대 등이었는데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하게 됐다. 독일의 회사가 우리보다 조금 적게 수주를 받았다. 본지가 현대중공업 정병육 상무와 가진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체 발전소가 설치된 장소는 어디인가. -아바나, 바라데로, 콴타나모노(Guantanamo)까지 전역의 38개 지역에 설치하고 있다. 아바나지역에 발전소가 8군데 있다. 아바나 지역에 1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나머지는 지방에 분산되어 있다. 27개 지역은 아미 완공된 상태이고 금년내로 11개가 완료될 것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기술진의 수는. -완공된 곳에는 대부분 철수해 현대 50명 가까이 있다. 하바나가 본부이고 각 지역에 출장소를 두어 운영하고 있다. 4-5월이면 다시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중남미에 발전기 발주사업은 쿠바가 처음 인가. -중남미에는 브라질이 큰 시장으로 등장했고 온두라스, 멕시코, 아이티, 니카라과 등 대부분의 국가에 진출되어 있다. *쿠바에 대한 소감은 – 관광 와서 구경하기는 좋은데 살기는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분은 생각보다는 자유스럽다고 말한다. 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일하려는 열망에 대해 시스템이 사회 전반적으로 갖추어 있지 않아 마낳은 젊은이들이 애절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샘이 많고 뭔가 하나 배우면 그런 것을 안 놓치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해 열망이 많다. 만약 시스템이 갖추어 지면 중남미국가 중에는 상당히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맹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도 5,000달러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남미에서 이 정도의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가 없다.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인후예들을 자주 만나는가. -하나인후예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난달에도 아내와 함께 안토니오 김 아바나 한인회장을 대동하고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800-900km 떨어진 올긴(Holguin)과 마나티(Manati)까지 돌면서 한인후예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인후손이라기보다는 쿠바국민이다.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한국에 대해 애국심이 있다든지 마음이 찡하는 것이 있다든지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자주 만나서 뭔가 자꾸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쿠바정부에 대한 소감은. – 예상외로 쿠바의 공무원들, 특히 엔지니어들이 열심히 일을 한다. 깜짝 놀랄 정도이다. 토요일 일요일 가리지 않고 일을 한다.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에너지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열심히 일한다. *쿠바의 발전소는 어떤 수준인가. – 러시아에서 지원 받던 시대에 지은 옛날 대형 발전소들이 곳곳에 있다. 설치한지 50-60년 넘다보니 지금은 발전소들이 낡아 효율이 30%도 못내는 것도 많고 어떤 것들은 아예 안 돌아가는 곳도 있다. 발전소 건물은 있지만. 그 부분들이 쿠바전력 사정을 악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효율이란 연료를 전기화하는 비율이다. 현대가 공급하는 발전소는 효률이 50% 가까이 된다. 쿠바에는 아직 원자력 발전소가 없다. 김운영[woonyoung@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