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코레아노들’-(6·끝) 쿠바관광 ‘18홀 골프장’ 바라데로에 유일

쿠바는 어느 나라 국민에게나 관광목적의 방문일 경우 사전에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다. 국교를 맺지 않은 국가도 마찬가지다. 종교, 문화 등 특수목적은 해당비자를 입국 전에 미리 받아야 하지만 단순히 관광을 위한 경우에는 탑승 비행기 안에서 나누어 주는 용지에 기입하면 된다. 이 용지는 여권에 입국사증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을 대신한다. 이 용지를 여권과 함께 보관하였다가 쿠바를 출국할 때 출입국관리 직원에게 반납하면 된다. 이같이 별도용지를 사용하는 목적은 쿠바를 방문함으로써 받을지도 모르는 불이익을 막기 위함이다. 이 방법은 특히 미국 시민권자를 위해 고안된 것이다. 미국정부는 1959년 쿠바혁명이후 경제봉쇄정책을 취해오면서 자국민들에게 쿠바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과 쿠바를 연결하는 직항노선 혹은 전세기 등 수송수단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의 미국인들이 쿠바를 방문한다. 여권에 쿠바방문 입국사증이 찍히지 않는 것을 이용, 토론토 등 캐나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관광비자의 유효기간은 1개월이다. 연장할 수는 있으나 너무 자주 들어오면 감시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관광비자로 들어와서 정치활동은 물론, 선교활동이나 문화활동을 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쿠바는 종교를 허용하고 있으나 교회와 종교기관 밖에서의 종교활동과 외국인의 선교활동은 불법이다. 관광비자 외에는 쿠바기관에서 초청을 받아야 한다. 쿠바정부에서 비자 사본을 보내준 후 본인이 쿠바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출입국관리국 직원이 사본을 원본과 바꾸어 준다. 종교비자의 경우 11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바로 가는 비행기는 에어캐나다의 정기노선도 있으나 대개는 여행업체에서 마련한 전세기다. 도착공항은 바라데로, 아바나,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 등이다. *쿠바 주력산업 토론토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30분 내지 4시간 거리에 있는 쿠바의 가장 큰 산업은 관광으로 전체 산업의 약 30%를 차지한다. 한반도의 약 1/2 정도의 크기를 가진 쿠바는 아열대성 해양기후로 동절기인 1월과 2월에도 섭씨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적이 없기 때문에 동절기에 관광객이 절정을 이룬다. 연평균 기온 25.5도, 4~6월에는 한낮의 기온이 30~35도. 쿠바 관광수입 중 약 절반은 북단의 작은 반도 바라데로(Varadero)에서 나온다. 수도 아바나(La Havana)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한인후예 선조들의 첫 정착지인 마탄사스(Matanzas)에서 동쪽으로 36km 지점에서 시작되는 길이 27km의 바라데로(폭이 가장 좁은 곳은 1km)에는 약 40개의 호텔이 있다. 반도에 거주하면서 주로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쿠바인은 1만 명 정도인데 반해 호텔의 수용능력은 2만4천 명에 달한다. 이 중 반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5성(five star)호텔인 ‘메리아 라스 아메리카스(Meria Las Americas)’에 광역토론토지역(GTA)의 한인들이 가장 몰린다. 스페인계 호텔 체인의 하나인 이 호텔은 숙박요금이 다른 호텔에 비해 비싸기는 하지만 투숙자에게 비치는 물론, 골프장 사용이 무료이기 때문이다. 1930년 미국업체가 9홀로 개장한 바라데로 골프장은 소련 붕괴 후 자구책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면서 98년 18홀로 바꾸었다. 이 골프장은 쿠바에서 18홀로는 유일하다. 아바나에 9홀 골프장이 있으며 외교단과 주재 외국회사 등이 주로 사용한다. 바라데로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려면 호텔 로비에서 예약한 다음 클럽하우스로 가서 파워카트 사용료를 내야 한다. 파워카트 한 대 임대료는 55태환페소(Convertible Peso)다. 캐나다달러론 약 70달러. 1년 전에는 36태환페소였던 것이 금년에 큰 폭으로 올랐다. 쿠바의 화폐단위인 페소는 쿠바페소(Cuban Peso)와 태환페소로 나뉘어져 있다. 1태환페소는 24 내지 25 쿠바페소에 해당한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이 사용하는 태환페소를 내국인도 사용할 수 있다. 태환페소는 호텔, 은행, 공항 등의 환전소에서 바꿀 수 있다. 쿠바를 방문할 때에는 미화보다는 캐나다달러가 유리하다. 미화의 경우 태환페소로 환전 시 소정의 세금을 내야 한다. 쿠바를 방문한 후 귀국할 때 쿠바공항에서 공항사용료 25태환페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쿠바에 체류할 때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편하다. 쿠바 국민들은 쿠바페소로 급료와 연금을 받아 전기와 수도료, 배급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것에 사용하고 그 외의 것은 태환페소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 국민들은 전자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것에는 태환페소를 사용해야 한다. 관광산업이 살길이라고 판단한 쿠바당국은 약 15년 전부터 바라데로반도를 개발, 외국기업들로 하여금 관광호텔과 위락시설을 짓게 한 후 관광객을 끌어들이지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바나 올드타운 바라데로 외에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수도 아바나, 쿠바의 동남쪽에 위치한 옛 수도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최초로 배를 댄 바라코아,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방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피나르 델 리오 등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쿠바 제1의 도시 아바나는 고층 건물이 즐비한 현대적인 아바나와 스페인 통치시대 모습을 간직한 건물이 들어선 구 아바나로 구분된다. 59년 쿠바혁명 이후 방치돼 페인트까지 벗겨진 앙상한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인구 210만의 아바나시를 관광할 때에는 유엔이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구 아바나의 옛 스페인식의 건물들과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혁명광장’을 들러본다. 혁명광장은 쿠바정부 청사 벽에 그려진 혁명가 체 게바라(Che Guevara)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미국의 대문호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쿠바의 관광수입을 올려준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가 아바나에서 집필되었고 아바나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고히마르 마을은 ‘노인과 바다’의 무대다. 헤밍웨이가 거주했던 곳을 박물관으로 꾸민 헤밍웨이박물관은 헤밍웨이가 집필했던 서재와 그가 사용한 낚시와 사냥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가 즐겨 찾던 바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 자주 들리던 ‘엘 파티오’ 레스토랑, 묵던 호텔 등이 올드타운에 있다. 오비스토 거리 54번지에 있는 바에는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는 쿠바의 인기 칵테일 ‘모히토(mojito)’를 마시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기자는 헤밍웨이가 묵던 호텔방에 2페소를 주고 들어가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침대와 그가 사용하던 타자기가 놓여 있었다. 엘 파티오 식당에 커피를 마시려고 일행과 함께 들어갔으나 담배연기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자욱해 화장실만 이용하고 그냥 나왔다. 카운터 옆에 기대어 있는 헤밍웨이의 실물크기 동상이 눈길을 끌었다. *산티아고 데 쿠바 피델 카스트로가 최초로 독재정권에 대항해 혁명을 일으켰던 곳으로 쿠바 독립운동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아바나 다음으로 큰 제2의 도시다. 매년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카니발이 열려 예술을 즐기며 사는 도시이기도 하다. 산티아고 데 쿠바는 쿠바에서 가장 카리브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쿠바 전역을 통틀어 산악지대가 있는 유일한 곳이다. 쿠바 최초의 수도로 시에라 마에스트라(Sierra Maestra) 산맥 동쪽에 자리잡은 이 도시에서 올드쿼터는 성당, 쿠바에서 가장 오래된 맨션과 다양한 박물관 등의 명소가 위치한 지역이다. 카스트로와 그의 혁명동지들이 53년 봉기를 계획한 몬카다 막사는 타운센터 외곽에 위치한 인기 있는 명소다. 산티아고 데 쿠바의 동쪽에 있는 관타나모(Guatanamo)는 방문자가 가장 적지만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관타나모 남쪽 해안에 미해군기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관타나모의 해안에 5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들을 2001년 이래로 수용하고 있다. 쿠바의 북쪽은 미국 본토의 최남단인 플로리다에서 180km.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1903년 2월23일 관타나모기지 임대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지는 미국의 해외기지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술·음악·담배·야구 인구 1,200만인 쿠바는 술, 음악, 담배, 춤, 야구의 국가로 국민들이 쾌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쿠바에서 기원한 살사(salsa) 춤을 나이트클럽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아바나에서는 라이브 밴드와 가수들의 공연을 매일 밤 즐길 수 있다. 기자가 묵던 바라데로의 호텔의 뷔페식당에서는 점심과 디너시간에는 예외 없이 밴드와 가수들이 등장, 경쾌한 뮤직을 들려준다. 밤에는 쇼극장에서 춤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관객을 무대로 불러들여 무희들이 살사춤을 가르쳐 준다. 쿠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미엄담배 ‘코이바 시가(Cohiba cigar)’의 생산국이기도 하다. 원래 카스트로 전용으로 생산된 코이바 시가는 처음에는 고위관료나 접대용으로 사용하다 82년부터 일반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하여 세계적인 고급 시가가 됐다. 해외에서는 비싸게 팔리지만 현지에서는 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쿠바는 모히토의 본 고장이다. 사탕수수와 당밀로 만든 럼주(rum) 베이스 칵테일이다. 모히토는 100년의 전통을 가진 쿠바의 음료로 라임과 허브(민트)가 들어가 깨끗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헤밍웨이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칵테일이 바로 모히토다. 럼주는 ‘아바나 클럽’이란 상표로 국내외에서 팔린다. 7년 된 것이 고급에 속한다. 쿠바는 야구의 나라이다. 카스트로가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그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잔디구장이 있을 정도다. 쿠바는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년 바르셀로나대회를 포함해 이제까지 네 차례 올림픽 가운데 세 번이나 금메달을 따낸 아마추어 야구의 맹주다. 김운영[woonyoung@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