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교육청 ‘학력평가 프로그램’운영

지난해 11월 부모와 함께 토론토에 이민 온 아르헨티나 출신 18세 소년 마틴 아리스 프로운스는 오는 9월 다시 학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수학 등 아직 일부 과목을 따라가기에 어려운 상황인 그로서는 음악을 공부했던 대학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만 캐나다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 한인을 비롯해 전 세계 이민자들이 캐나다를 이민국가로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공교육 제도. 그러나 아무리 좋은 교육제도라도 개인 능력에 맞지 않는다던지, 따라갈 실력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는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 국내에 정착,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들의 실력을 측정,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토론토의 경우, 토론토 교육청 주관으로 그린우드 및 블루어 웨스트에 위치한 두 곳의 리셉션센터에서 학력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학년, 학교, 영어교육 등 개별 상황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리셉션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14세부터 20세 사이, 4천여 명의 새 이민자 학생들이 센터에서 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을 치른다. 센터 오픈은 8월부터 다음해 6월까진데 국내 학기 시작이 1월과 9월임에 따라 대다수 학생들은 8월에 몰려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간혹 긴장하는 학생들도 있긴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정확한 실력을 알고 이에 맞는 교육을 받게 하는 데 있다”며 “최근까지 중국, 티벳, 스페인, 러시안 학생들이 가장 많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의 시험을 위해 센터를 찾은 한 45세의 한 이민자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이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력평가 시험을 치룬 두 아들(15, 17)은 영어는 어려웠지만 수학문제는 정말 쉬었다며 하루라도 빨리 학교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표시하기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 가정 학생들의 학업 실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학교 진학을 위한 학업실력 시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센터측에 따르면 개별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이민자 가정 학생들이 영어 등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지는 데는 2년 정도가 걸리며 학력성장을 위해서는 3-5년의 기간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영어는 좀 딸려도 실력이 우수한 학생이 있는 반면, 난민캠프에서 자라 교육기회가 없었던 소년 등 성장 과정과 배경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시험을 통해 학교를 결정해 주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교육은 물론 주택, 건강, 취업 문제 등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