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인맥을 쌓아라” 기업체 '종업원추천제' 갈수록 보편화

인재소개 사원에 인센티브도 기업체들이 인력을 채용하는 데 있어 ‘종업원추천제(ERP= Employee Referral Program)’ 방식을 택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종업원추천제란 종업원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에 자기가 아는 친구나 친척을 고용주나 인사담당자에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밴쿠버의 로리 필러씨는 수년전 브리티시컬럼비아주(BC)의 리치몬드에 있는 모토로라 캐나다법인에서 단 7주일간 일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짧은 기간에 그는 귀중한 자산을 얻었다. 니콜라스 반더미어쉬라는 직장상사 겸 친구를 사귄 것이다. 그는 모토로라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직장을 잃었으나 그의 옛 직장상사인 필러씨가 현재 일하고 있는 시에라 무선통신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그의 이력서와 함께 추천서를 제출해주었다. 이에 따라 그는 쉽게 지장을 잡아 이제는 시에라사의 중역급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반더미어쉬씨는 “이 회사에 종업원추천제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 여기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필러씨는 지난 4년간 이 회사에 일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무려 30여명을 회사에 소개해왔으며 이중 상당수가 실제 인터뷰까지 거친 끝에 마침내 채용이 됐다. 시에라사에서는 실제 인력채용이 이루어지면 추천자에게 1인당 3천달러의 보상금까지 지급한다. 그러나 필러씨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나는 인맥(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밴쿠버 일원에 유능한 친구와 지인들을 많이 갖고 있으며 그들을 도와주고 싶다. 나는 같이 일한 반더미어쉬씨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있게 소개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다시 직장을 잡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그것이 가장 큰 보상이다”라고 말했다. 시에라사 뿐 아니라 자리가 비면 자사 종업원들로 하여금 적임자를 추천하도록 하는 회사가 갈수록 늘고 있다. 미국 뉴저지의 취업전문회사 ‘커리어로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와 미국의 40개 대기업 중에서 종업원추천제 방식에 의해 신규인력을 채용한 업체가 31.7%로 가장 많았다. 커리어로드의 공동창업자인 마크 멜러씨는 “사내 추천제를 택하는 기업체가 날로 늘고있으며 전적으로 이 방식에 의존하는 기업도 많다”고 소개했다. 취직을 위한 이력서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현실에서 웬만해서는 인사담당자의 눈길조차 끌지 못하나 사내추천의 경우엔 훨씬 주목을 받고 실제 채용될 가능성도 높다. 반더미어쉬씨는 “종업원추천제를 통하면 이력서가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게 된다. 그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남에게 추천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멜러씨는 “종업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 친구나 가족을 추천함으로써 함께 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멜러씨는 “고용주들은 인력을 채용하는데 드는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고 종업원들로부터 추천받은 유능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거리에 본사를 둔 한 경영컨설팅사에 따르면, 대개 중역을 한명 채용하기 위해서는 광고 및 알선수수료 등 최고 5만달러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사내추천에 의할 경우 최고 3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인력채용 방식에 비해 시간도 크게 줄인다. 적임자를 추천한 사람에게는 보상금 지급이라는 인센티브도 따른다. 특히 사내추천으로 채용된 인력은 회사적응도 잘하고 일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라의 웬디 나이트 인사과장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회사 종업원들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애사심을 갖고 투자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에라 무선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니콜라스 반더미어쉬씨(왼쪽)는 전 직장상사사사 로리 필터씨의 추천에 의해 새 회사에 입사했다. 필러씨는 “예전 직장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