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살까? 사고 팔까? 주택쇼핑철 반복되는 고민

조건부매매 성사 어렵고 셀러가 칼자루 브리지론 비용 들지만 시간벌기 가능 봄철 주택쇼핑시즌이 돌아왔다. 현재 시장은 별로 좋지 않지만 봄철이니 만큼 많은 홈오너들은 좀 더 크고 좋은 집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한다. 이들은 집을 처음 장만하는 사람들과는 또 다른 고민에 봉착하게 된다. 큰 집으로 옮기고는 싶은데 현재의 집을 팔기 전에는 새 집을 매입할 재정적 여유가 없다. 따라서 먼저 팔고 그 돈으로 새 집을 쇼핑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먼저 집이 팔렸는데 새 집을 마련하지도 못했다면 당장 거주할 공간이 없게 된다. 따라서 타이밍이 아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늘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핫마켓에서는 대부분 새 집을 사기전에 옛집을 먼저 판다. 팔고 나서 급하게 집을 사려고 하면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 중개인은 말한다. 매물을 고를 때나 가격협상에서 아무래도 양보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현재의 집을 팔지 못했는데 새 집 계약을 덜컥 했다면 더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당분간 집 두 채의 페이먼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집을 가능한 빨리 팔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에 배짱을 부릴 수가 없다. 30일 이내로 최소한 몇 개 오퍼가 들어오지 않으면 가격을 재조정해야 한다. 시세보다도 좀 덜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래도 저래도 곤란한 이같은 상황을 모면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조건부 판매 (Contingency sales) 많은 바이어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는 경우를 전제로 새 집을 구매하는 계약을 셀러 측에 요구한다. 만약 바이어가 현재의 집을 일정기간 내에 팔지 못하면 계약은 취소된다. 셀러 입장에서 보면 이런 중대한 제한이 좋을 리 없다. 시장이 달아올라 있을 때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꼭지점을 넘어선 상황에서는 받아들이는 셀러들도 많다. 그러나 조건부 매입을 요청할 경우 가격협상의 주도권이 셀러 쪽으로 많이 이동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좀 더 지불하고 집을 사야할 가능성이 많아진다고 보면 된다. *브리지론(Bridge loans) 옛집을 팔면서 한편으로는 새 집을 사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잘 해도 헛돈을 쓸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아무래도 옛집을 좀 덜 받고라도 빨리 팔아야 하고, 새집도 꼼꼼히 따져가며 낮은 가격에 사기보다는 좀 비싸더라도 급하게 달려들기가 쉽다. 가능한 높은 가격을 받고 팔고, 살 때는 최대한 싸게 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모든 문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네융자(swing loan)’라고도 불리는 브리지론은 바이어가 최선의 재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다. 말 그대로 새 집을 사는 시점과 옛집을 파는 시점 간의 간격을 메워주는 융자다. 브리지론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첫 번째는 브리지론으로 기존의 모기지를 갚고 새 집의 다운페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브리지론에 대한 페이먼트는 없고 새 집에 대한 페이먼트만 내면 된다. 옛 집을 팔았을 때 브리지론을 이자를 포함해 완납(pay off)하게 된다. 두 번째 방식은 현재의 퍼스트 모기지를 그대로 보유하면서 퍼스트 모기지를 담보로 두 번째 집에 대한 다운페이를 융자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옛집 가치가 22만 달러, 에퀴티 12만 달러. 새 집 가격은 30만 달러라고 치자. 12만 달러의 에퀴티를 담보로 새 집 다운페이 20%(6만 달러)를 융자 받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최소한 얼마간의 다운페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브리지론의 장점이다. 그러나 두 모기지에 대한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브리지론의 수수료가 높아 비싼싼 융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브리지론의 이자율은 보통 모기지와 같으며 각종 수수료들도 실제거래에 수반되는 비용에 몇 백 달러가 추가될 뿐이라는 것. 파는 집, 사는 집 양쪽으로 담보가 붙는 융자이기 때문에 은행이 이자를 비싸게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브리지론을 받으면 집을 서둘러 낮은 가격에 팔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확실한 이점이다. 더 좋은 오퍼를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이자와 수수료를 제하고도 짭짤한 이득을 기대할 수도 있다. 물론 시장이 활발할 때의 이야기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