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마틴 “전문직 출신 이민자 취업 지원”

연방정부는 “전문직 출신 이민자들이 국내에서 자격과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 자격증도 국내에서 통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폴 마틴 연방수상은 2일 연방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고급 기술 이민자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아드리엔 클락슨 연방총독이 대독한 연설에서 마틴 수상은 “고급 기술 이민자들이 지닌 자격증이 국내에서 인정되지 않아 그들이 전문 분야 직업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외국 자격증 및 경력을 인정하는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또 “이민자들이 이민을 오기 전에 캐나다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미리 말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에게 새로운 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캐나다에 오기 전에 필요한 자격증을 미리 준비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마치 일자리를 줄 것처럼 하면서 고급 기술자들을 불러다 놓고, 캐나다 경력을 요구하며 정작 일자리는 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숱하게 제기되어 왔다.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왜 불렀느냐는 것이다. 특히 토론토 지역 연방의원들이 이 문제를 줄곧 지적했는데, 마틴 수상의 이같은 언급은 그같은 문제 제기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주디 스그로 연방이민장관은 “마틴 수상의 국정연설로 인해 이민성이 큰 힘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는 또 신규 이민자들이 캐나다 경제 및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민자들은 그동안 캐나다를 건설하는 데 큰 힘을 보태왔고, 미래의 번영을 약속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민자 문제 해결과 더불어 이날 국정연설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대도시 등 국내 지자체에 대한 지원 약속이다. 연방정부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자체에 대해 상품 및 서비스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밑돈’을 대주겠다고 약속했다. 마틴 수상은 3일 하원 연설에서도 “지자체들은 기대한 것보다 빨리 예산을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오는 3월1일에 마감되는 2003년 회계 연도의 GST 세금을 소급 적용해 각 지자체에 되돌려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올해 각 지자체들은 5억6천만달러를 굳히게 되며, 토론토의 경우 5천만달러를 확보하게 된다. 앞으로 10년 동안 지자체들에게는 총 70억달러 규모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폴 마틴 수상이 국정연설을 통해 펼친 청사진은 예년에 비해 좀더 구체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굵직굵직한 약속들을 담고 있다. ▲새로운 책임자를 임명해 공공 의료 부문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캐나다가 사스와 오염 식수에 취약성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조류독감으로부터 위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장애인, 토착민을 돕는 프로그램을 확대-강화할 것이다. 이민자의 경우, 외국에서 획득한 자격증을 인정하는 절차를 하루 빨리 도입할 것이다. ▲10년 동안 30억5천만달러를 투입해 오염 지역을 청정 지역으로 바꾸겠다. ▲에이즈로 신음하는 아프리카를 돕는 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겠다. 이는 폴 마틴이 연방수상으로 결정되던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아일랜드의 록스타 보노가 요청한 사안이다. 당시 보노는 “세계는 캐나다의 도움을 더 필요로 한다”고 말했었다. ▲오는 가을 이전 외교 정책을 재검토하겠다.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 캐나다군의 장비를 점검하겠다. ▲당소속 하원의원들에 대해 사안별로 자유투표를 허용, 연방의원들의 권한을 좀더 강화하겠다. 지자체에 대한 지원에 대해 마틴 수상은 “국내 모든 지자체가 요청해온 만큼, 연방정부는 거기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틴 수상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각 지자체에서는 환영일색이다. 데이비드 밀러 토론토시장은 “우리와 연방정부의 관계가 아름답게 다시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국정연설은 각 지자체들이 연방정부의 파트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이브 뒤샴 캐나다지자체연합의장은 “우리가 바라던 것을 우리는 얻었다. 이것은 만루홈런이다”라고 폴 마틴 연방수상의 국정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폴 마틴의 한 핵심 측근은 “각 지자체들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연방수상의 약속이 공허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생각하기에 국정연설은 혁명의 시작일 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잭 레이턴 연방 신민당수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중교통과 식수 시스템이 망가지고, 홈리스가 양산되는 지금 당장 지자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일각에는 폴 마틴의 국정연설이 “총선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