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방학증후군’ 자녀 챙기랴, 손님 맞으랴...

지난주부터 각급 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방학증후군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자녀들을 데이케어 센터에 맡기거나 학원 또는 캠프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비용부담으로 인해 은근히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승용차로 자녀들을 여기저기 데려다주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6학년생 아들을 둔 노스욕 학부모 김모씨는 “출근길에 아이를 여름학교에 데려다주고 맞벌이 하는 아내와 번갈아가면서 점심시간에 다시 애프터스쿨로 옮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는 방학이라 신나는 표정이지만 맞벌이 부부에겐 방학이 반갑지 않다”며 “교육비와 픽업에 따른 경제·정신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여름캠프에 자녀들을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초등생 1남1녀를 둔 미시사가의 학부모는 “모국체험 프로그램은 너무 비싸 포기했다”며 “사실 캠프비용이 부담되지만 안 보내면 아이들 사기가 떨어질 것 같아 방학 전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학에 진학한 자녀가 파트타임 일자리를 얻지 못해 집안에서 빈둥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대학 신입생 자녀를 둔 정선일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일자리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권하기가 난감하다”며 “기숙사 생활하다가 집에 돌아온 아이를 위해 식사를 챙겨주는 것도 맞벌이 부부에겐 매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증후군을 앓는 학부모들의 일생생활은 한국에서 친지가 방문하면 더욱 바빠진다. 조만간 친척을 모셔야 하는 주부 권모씨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친척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며 “방학 때 마음고생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때 부모들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계획을 잘 짜야 생업과 아이들 돌보는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