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에 멍들고 책값에 울고 대학교재 구입비 연평균 800불 헌책·온라인구입 등 '절약백태'

라이어슨대 2학년생인 제시카 몰리나와 카렌 호는 지난주 금요일 오후 2시 학교 안뜰에서 1학년 학생들과 만나 자신들이 1학년 때 교재로 쓰던 책을 팔았다. 이 두 학생들은 지난주 학교내 서점에서 만난 1학년생들에게 헌 책을 싸게 팔겠다고 제안, 매매가 성립된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책값은 등록금에 이은 또 다른 골칫거리다. 향수병은 물론 과다한 학업량, 치솟는 등록금 문제로도 넌더리 난 학생들은 학기초 자신들이 구입해야하는 교과서 리스트를 받아들고서는 아예 까무러친다. 몰리나는 『간호학 관련 교과서를 사는데 1년에 1천달러가 넘는다』며 『1천달러가 넘는 순간부터는 1달러가 피같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대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책값에 쓰는 돈은 약 800달러에 이른다. 이번 주는 책 판매가 절정을 이루는 주로 학생들은 책값을 아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사이언스, 비즈니스, 엔지니어링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적어도 150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예술관련 전공자들은 아예 신용카드를 긁어대야 할 정도다. 상업전공인 프랑세스 이는 책 4권을 사는데 332달러를 지출했다. 이미 그 전날에는 200달러를 책값으로 지불했다. 사이언스 전공인 안토넬라 라카노는 두 과목 책값으로 342달러를 지출했다. 두 과목 수업료의 반이나 되는 돈이다. 조지 브라운 칼리지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마이크 비티는 『학비 때문에 쩔쩔매고 난 다음에 또 책을 사야하는 것은 너무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토론토대 서점의 관리인 론 존슨은 짜증나있는 학생들을 위해 줄을 서 있는 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존슨은 『9월의 대학내 서점은 크리스마스 세일중인 상점들보다도 더 바쁘다』며 『크리스마스와 다른 건 학생들이 신나는 마음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갖가지 묘안을 만들어내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내에서 중고서적을 매매하기도 하고, 2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판매하는 일부 서점들을 발이 닳도록 드나들기도 한다.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인터넷 시장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덕택에 일부 학생들은 이베이(eBay)에서도 책을 구입한다. 아마존 닷컴 같은 온라인 서점들도 교과서 판매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심지어 불법복사본을 사는 경우도 있다. 엔지니어링 전공인 아미라 사델르는 155달러짜리 엔지니어링 교과서의 불법복사본을 40달러에 구입했다. 하지만 현재도 160만명의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학교내 서점에서 책값을 모두 쏟아낸다. 콜린 오닐 캐내디언 출판 협의회 수석책임자는 『교과서 시장은 3억달러 규모의 시장』이라며 『캐나다에서 사용되는 교과서의 2/3가 미국에서 출판된다』고 밝혔다. 그는 『약학과 간호학 등은 출판비용이 비싸다』며 『색깔을 맞춘다든지 보기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출판단가가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올해초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진 조사에서 출판업자들이 잘 사용하지도 않는 CD-ROM 등을 교과서에 끼워 판매하는 식의, 소위 「101 폭리」가 문제가 됐다. 비영리단체인 캘리포니아 퍼블릭 인터넷 리서치 인터넷 그룹(California Public Internet Research Internet Group)에서는 극히 일부의 내용만 수정한 뒤 개정판을 만들어 파는 출판업자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조지 브라운 칼리지의 김경씨는 『정말 화가 나는 건 출판사들이 책을 조금 수정하고, 학생들은 그걸 모두 사야한다는 것』이라며 불평했다. 한편 라이어슨대 서점 운영자는 『대학내 서점은 나름대로 교수들과 상의하며 정기간행물 등을 교재로 사용하는 등 학생들의 책값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