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면 자선활동 하라” 전문가들 “봉사자는 오래 사는 편”

“돈은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 청소년들 간의 우정을 다져주고, 중년들의 만족감을 더해주고, 노인들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약이 있다면 없어서 못 팔게 분명하다. 이런 약은 물론 없다. 그러나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활동은 있다. 자원봉사를 포함한 각종 자선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매년 이맘때면 불우이웃 돕기 등 주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지만, ‘꾸준한 약효’를 위해선 연중 내내 남을 돕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자선활동과 행복에 뚜렷한 연관이 있는지 의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일명 ‘행복경제(happiness economics)’ 연구에 대해 과학자들은 ‘진정한 과학이 아니다’라며 깔보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관련 서적(Give and Take: Why Helping Others Drives Our Success)을 낸 펜실베이니아대 산하 워튼스쿨(Wharton School)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이런 연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동료들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말렸다”고 시인한다. 어쨌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노튼 교수는 “제대로 준비된 실험을 통해 비교적 과학적인 통계가 나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이유는 대다수 인간은 자신의 행복감을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랜트 교수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이에 따른 최저 생활기준도 마련한 국가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 우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행복감-부유함의 연관은 오래 전부터 논의된 사항이며, 오늘날 ‘이스털린 패러독스(Easterlin Paradox)’로 불린다.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지난 1974년 연구보고를 통해 부와 행복감에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많은 부가 많은 행복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후에 이뤄진 많은 연구의 결론도 비슷하다. 기본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가 생긴 다음부터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행복으로 꼭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캐나다 가구의 연간 중간소득(median income)은 7만5천 달러 정도다. 어느 정도 돈을 갖고 있느냐보다,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개인 행복의 정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버드대의 노튼과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엘리자베스 던과 라라 애크닌 교수(심리학) 등은 지난 2008년 북미 성인 632명에게 자신의 행복감을 평가하는 동시, 소득수준·지출·남에게 준 선물·자선단체 등에 대한 헌금 등을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일반적 지출은 행복감과 별다른 상관이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자선단체 등에 전달한 기부금은 행복감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던과 애크닌 교수는 UBC 학생 46명에게 각자 5달러에서 20달러를 나눠준 후 그날 하루 동안 절반에겐 자신을 위해 돈을 다 사용하고, 또 다른 절반에겐 남을 위해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던과 애크닌은 자신을 위해 돈을 쓴 학생들이 더 행복할 것을 당초 예측했으나,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액수에 상관없이 남을 위해 돈을 사용한 학생들이 더 큰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 것이다. 기부금과 마찬가지로 자원봉사도 개인의 행복감을 더해주는 활동이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자원봉사를 활발하게 하는 노인들이 더 오래 산다. 지난 1999년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55세 이상 캘리포니아 주민 2,025명을 5년 동안 관측한 결과 2개 이상 단체나 기관에서 봉사한 사람들의 사망률이 봉사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63%나 낮았다. 캐나다인들의 경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절반 이하에 그쳤다. 반면에 84%는 매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전했다. (토론토스타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