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잔디관리법 깎은 잎은 그 자리에, 물은 가끔 넉넉하게

토양이 건강해야 잔디도 튼튼 과다 비료·무거운 롤러 금물 보건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연 상태의 잔디를 고집함으로써 우리사회가 비용을 크게 치르고 있다고 걱정한다. 지금은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지자체도 증가하고 있으며 조경과 정원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을 꾀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도회나 교외를 가리지 않고 정원을 가꾸는 이들은 집 주위의 넓은 잔디밭에다 채소, 야생화, 다년생 식물 등을 심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잔디 사이로 돋아나는 잡초는 잔디가 정상적이고 중독성이 없다는 징조라며 그냥 견디기도 한다. 잔디를 아이들이나 애완동물이 뛰어 노는 장소로 생각하거나 잔디가 있어서 집 주변 환경이 돋보인다고 판단되면 화학품으로 응급 처방을 하지 않고서도 해충과 잡초의 번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낫다는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 잔디밭에 각종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해 왔다면 생태적 균형을 갖춘 자연 상태를 회복하는데는 최고 5년이 걸린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생태적 균형이란 땅속 벌레를 비롯해 미생물이 풍부한 토양, 많은 유기물질, 다양한 종류의 목초, 잎이 넓은 식물, 곤충과 동물 등이 어우러진 상태를 말한다. 토양이 건강해야 잔디도 건강하다. 땅벌레를 비롯한 기타 토양 유기물의 활동을 북돋워주는 잔디 관리법을 통해 토양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잔디를 높게 깎는다 올해 한 가지만 바꿔야겠다면 이것을 해야 한다. 잔디를 길게 유지하면 수분을 충분히 보존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게 됨으로써 뿌리가 그만큼 깊게 내린다. 잔디깎기의 절단 높이를 약 3인치 정도로 조정하고 날의 위쪽 1/3을 넘지 않도록 깎는다. 날은 날카롭게 유지한다. 그렇게 하면 잔디가 찢기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질병 예방도 된다. 젖은 잔디는 자르지 말고 저녁 무렵이나 구름 낀 날에 깎도록 한다. 잔디가 햇볕이나 습기로 긴장을 받으면 잔디가 상하게 된다. ▶베어낸 풀은 뿌리 덮개로 사용한다 베어낸 풀을 갈퀴질을 하지말고 잔디 위에 그대로 둔다. 이렇게 하면 질소비료를 뿌릴 필요가 없어진다. 질소비료를 사용하면 잔디에 진균류와 벌레가 더 많이 낀다. 잔디를 베어낸 풀은 토양 유기물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잔디의 거름이 될 뿐 아니라 수분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 비가 내리거나 깎은 풀이 너무 길면 퇴비로 만들면 된다. 이미 화학적으로 처리된 잔디의 독성을 제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두 해 동안은 뿌리덮개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봄철에 깎은 잔디 풀을 그대로 둔다면 가을쯤 충분히 공기를 통하게 해야 잔디뿌리가 잘 내리고 배수와 통풍에 좋다. ▶물을 깊게 준다 일단 잔디가 자리를 잡은 뒤 물을 줘야 한다면 물을 뿌리 깊숙이 주면서 너무 자주 주지 않는다. 잔디는 일주일에 한 번 1인치 가량의 물을 필요로 한다. 건조한 날이 계속된다면 물을 천천히 주되 아침 일찍 주는 것이 좋다. 살수장치(스프링클러) 밑에 깡통을 두고 1인치가 모이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는지 측정해본다. 이 결과에 따라 살수장치의 위치를 옮겨주면 된다. 살수기의 위치를 자주 옮기면 물이 낭비되고 잔디뿌리도 깊게 자라지 못한다. 잔디가 뿌리를 깊게 내린 뒤에는 자연히 휴지상태에 들어가며 덥고 건조한 시기에는 갈색으로 변한다. 그러다 비가 내리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되살아나 녹색을 띠게 된다. ▶비료는 아껴서 친다 가을철 퇴비를 잔디에 뿌리고 여름철에 잔디를 깎은 풀을 그대로 두면 대부분의 잔디에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된다. 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주면 잔디가 타는 현상이 발생하고 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 ▶잡초와 벌레는 생태학적으로 통제한다 잔디를 건강하게 가꾸면 잡초가 들어서지 못한다. 잔디가 없는 땅은 종종 살펴보고고 잔디가 자라지 않는 원인을 제거해 바로 대처한다. 이따금씩 돋아나는 잡초는 손으로 뽑는다. 잡초가 끈질기게 자라면 땅의 성분분해를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따뜻한 날 접시 닦는 비누와 물을 스프레이로 뿌려도 대부분의 해충 예방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야생화를 있는 그대로 즐기듯 잡초도 그대로 두는 사람들도 있다. ▶갈퀴질을 한다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잔디가 조금씩 마르게 되면 잔디를 가볍게 갈퀴질 해준다. 이때 플라스틱 갈퀴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게 하면 잔디에 손상이 덜 간다. 이때는 잔디가 겨울철에 입은 손상과 지난 가을 해충으로 인한 손상을 점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개 잔디가 죽고 맨땅이 드러나는 곳이 손상을 입은 곳이다. 일단 갈퀴질을 마치면 드러난 땅을 잡초가 없는 퇴비로 가능한 한 빨리 덮는다. 그 다음 그 자리에 잔디씨를 충분히 뿌려 잡초가 뿌리내리는 것을 막는다. 온타리오 동부 ‘네이처스 웨이 조경사’에 따르면 1평방피트의 땅에는 수천개의 잡초씨가 들어있다. 이들 씨는 빛과 습기와 열기가 적당할 때까지 휴지상태에 있다가 봄철에 잔디밭의 맨땅이 더워지면 발아하기 시작한다. 맨땅에 거름을 주면 잡초가 발아하는데 필요한 빛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잔디씨 발아를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된다. 생태학적조경협회(ELA)에 소속된 네이처스 조경사가 당부하는 주의사항은 묵직한 롤러를 잔디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롤러는 어떤 다른 관리 기구보다 잔디에 미치는 해가 크기 때문. 롤러무게에 땅이 눌려 굳게 다져지면 공기와 물이 잔디뿌리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서릿발에 잔디가 해를 입어 롤러로 고를 필요가 있다면 손으로 밀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것을 사용해야 한다. 잔디 떼를 깔 때 쓰는 것과 같은 롤러를 쓰면 된다. 잔디관리 전문가를 고용할 일이 있으면 ELA나 이와 비슷한 기관을 통해 지역의 업체를 찾으면 된다. 잔디관리 서비스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사항을 주의 깊게 물어보고, 살충제 사용의 원칙, 해충의 종합관리 등의 대안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잔디관리 정보 -연방보건성 해충관리규제국(PMRA, www.healthylawn.net) -코넬대 잔디관리정보(www.gardening.cornell.edu/lawn/) -유기조경연합(OLA, www.organiclandscape.org) -생태학적 조경협회(ELA, www.ela-ecolandscapingassn.org) -화학품 없는 잔디(The Chemical-Free Lawn: The Newest Varieties and Techniques to Growl Lush, W. Schultz 지음, 1989) -건강한 잔디 키우기(Building a Healthy Lawn: A Safe and Natural Approach, S. Franklin 지음, 1988) -안전하고 쉬운 잔디관리(Safe & Easy Lawn: The Complete Guide to Organic, Low-Maintenance Lawns, B. Ellis 외 지음, 1997) -조경혁명(The Landscaping Revolution: Garden with Mother Nature, A. Wasowski 외 지음, 2000) -약품 없는 잔디와 정원(How to Get Your Lawn & Garden Off Drugs, C. Rubin 지음, 1990) -풀 없는 잔디(How to Get Your Lawn Off Grass, C. Rubin 지음, 2002) -야생화 정원 꾸미기(The Wildflower Gardener’s Guide, H. W. Art 지음, 1987, 1990) -야생화와 함께 하는 정원(Gardening With Native Wild Flowers, L. E. Foote 외 지음, 1997)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