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가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 휴가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다음달말까지는 도로가 덜 복잡한 반면 호수와 공원은 붐비며 공항은 피서지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바쁜 시간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여행을 떠나는 한인 비율은 캐나다인보다는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종사율이 어느 소수민족보다 높고 코너스토어 등 업종의 성격상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주류사회 경제는 그런대로 돌아가지만 많은 한인들의 생업인 편의점 경기는 좋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휴가계획을 세워보자고 한다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친 이민생활에 생기를 불어넣는데 휴가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자동차도 장거리여행을 떠나면 수시로 정차해야 한다. 아무리 새차라도 쉬지 않고 달리면 엔진이 망가지게 마련이다. 휴가 없는 삶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엔진을 식히듯이 몸과 마음의 엔진도 식혀줘야 한다. 휴가를 가야겠다고 누구나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 들어서면 모두 주춤한다. 휴가여행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휴가를 가야할 형편이 아닌데도 휴가를 가는 행동이야말로 결단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열심히 일만하다 보면 쉬는게 오히려 사치로 생각될 수가 있다. 개미처럼 살아야 하지만 매미처럼 살아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휴가는 두걸음 전진을 위한 한걸음 후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별 것이 아닌 일에도 언성을 높이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말이며 당사자들은 그것이 병인 줄도 모르고 있다. 과로의 대가는 비싸다. 과로는 여유를 앗아간다. 그리고 사람은 여유가 없어질 때 그야말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온갖 일들이 일어난다. 지금 형편이 안 좋아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심신이 지쳐있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훌쩍 떠나는 여행은 더욱 열심히 일하기 위해,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기 위해, 삶을 활기차게 살기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 여행길의 안전운전과 여행지에서의 에티켓을 실천에 옮길수 있다면 한인사회에도 성숙한 휴가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