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고물가로 신음하는 토론토 시민들 사이에서, 단돈 10달러로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는 마트가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은 이 ‘숨은 보석’을 더 이상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 중이다.
최근 토론토의 틱톡 사용자 @faithwone은 차이나타운 스파다이나 거리(Spadina Ave.)에 위치한 ‘카이웨이 슈퍼마켓(Kai Wei Supermarket)’에서 단돈 $10.26에 구입한 신선한 농산물 목록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마늘 3팩($2), 큼직한 당근($0.80), 애호박 한 개($0.47), 토마토 두 팩($1씩), 블랙베리 두 팩($1씩), 옥수수 5개 한 팩($1), 그리고 수박 한 통($1)까지 알뜰한 장보기가 담겼다.
그녀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댓글창에는 놀라움과 감사의 반응이 쏟아졌다. “똑같은 브랜드의 과일과 채소가 로블로(Loblaws)에서는 3~5배나 비싸다”는 댓글부터, “바로 달려간다, 이 동네 최고야”라며 반가움을 드러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사람이 몰리면 가격 올라간단 말이야”라는 댓글이 최상단에 올라와 있고, “자주 가는 마트는 비밀로 해야 한다(Gatekeep where you shop)”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이처럼 ‘카이웨이 슈퍼’는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시민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과의 관세 이슈, 국제 식량가격 불안정, 유통 대기업의 가격 인상 등 복합적 요인으로 토론토의 장보기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물가 억제 정책이 당장 체감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의 ‘알뜰 마켓 리스트’를 공유하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보 공유가 상점의 인기를 높이고,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아이러니도 함께 따라붙는다.
현재 ‘카이웨이 슈퍼’ 외에도 블루어코트(Bloorcourt)의 이코노미 프룻(Economy Fruit), 블루어 스트리트의 블루어 프룻 마켓(Bloor Fruit Market) 등도 알뜰한 가격대로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블루어 프룻 마켓은 약간 더 높은 가격대지만, 대형 체인 마트에서 $100어치를 사야 할 물건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꾸준히 찾는 고객이 많다.
카이웨이 슈퍼마켓은 스파다이나 애비뉴 253번지(253 Spadina Ave.)에 위치해 있으며, 토론토 차이나타운을 찾는다면 한 번쯤 들러 가득 장을 볼만 하다.
토론토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