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4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지난해는 국내 경제 및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린 한해로 기록됐으나 한인사회 경제는 그리 밝지만은 않았던 같다. 본보는 경제 및 부동산 전문가들을 통해 2005년도 경제 및 부동산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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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이정덕 외환은행 기획부장, 조현철 몬트리얼은행 매니저, 홍성익 로얄은행 매니저, 김경태 Argosy재정상담가, 김일봉 Sutton부동산, 박기범 C21부동산
▲사회, 정리: 김효태 기자
▲장소: 외환은행 본점 11층 회의실
▲일시: 2004년 11월 24일 오후 5시-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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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먼저 2005년도 금리에 대해 전망을 해주고 변동과 고정 모기지중 어느 것이 앞으로 유리한지 설명해줬으면 한다.
▶ 이정덕: 캐나다의 경제정책은 미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미국 경제는 현재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상태로 봐야한다. 새해에는 금리가 지금보다 0.25-0.5% 인상돼 프라임레이트(우대대출금리) 기준 5% 수준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금융기관들이 고정금리를 선호하고, 고객은 변동금리로 계약하려고 한다. 물론 상승기에는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반대로 선호한다. 5년 고정모기지로 계약하면 2005년 말 기준 프라임레이트 7% 수준이 된다. 일부 할인은 되겠지만 변동 모기지가 5.25% 수준이라고 볼 때 더 이익이라고 생각된다.
▶ 조현철: 각 은행들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에 따라 프라임레이트를 결정하는데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보다 1.75% 높게 잡는다. 우리 은행의 경우는 2005년말 프라임레이트를 5.5% 수준으로 본다. 모기지는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로 묶는 것이 고객확보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결국 고객은 위험수준 등을 고려한 후 자신의 판단대로 하게 된다. 10년 정도의 경향을 분석해 보면 변동금리로 하는 것이 유리했다. 내년에 금리가 1% 정도 오른다고 볼때 처음 변동으로 계약했으면 바꾸지 않고 계속 변동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 김경태: 금리가 사실 경제의 핵심이다. 크게 적정금리와 실제금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최근과 같은 유가폭등이나 전쟁 등의 돌발 상황이 나타나면 전제조건들은 확 바뀌게 된다. 또 정책수단으로 금리가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1999년도에 경제가 매우 호황을 보이자 물가불안을 우려해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현재 국내금리는 매우 낮은 상태이다. 금리의 방향은 예측도 힘들고 국가간에도 서로 눈치를 많이 본다. 국제수지 여파도 크게 작용한다. 금리가 낮으면 자본은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2005년 말까지 미국은 2%, 캐나다는 1-1.5% 인상될 것이다.
▶ 홍성익: 향후 1년 사이 금리가 1%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의 위축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가솔린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어 별로 상승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정책적인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모기지는 변동률로 체결하는 것이 좋다. 보통 금리가 1% 오르는데 1년이 걸리며 5년 고정모기지와의 차이인 1.5-1.75% 정도를 메우려면 2년은 족히 걸리기 때문이다. 고정금리는 비싼 이율을 미리부터 내는 것이 되고 또 2년 뒤에는 금리가 내릴 수도 있어 변동을 추천한다. 경제 전문가들의 경우 예년의 실적을 보면 변동금리가 유리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80% 정도로 훨씬 높다.
▲ 사회자: 캐나다달러(루니)와 대미 또는 대원화 환율에 대한 전망은?
▶ 조현철: 대부분 초기 이민자들은 언제 원화를 캐나다로 송금해야 하고, 한국의 집은 언제 정리해 이곳에서 새로 주택을 사야할지 또는 비즈니스 오픈을 해야 하는지 등으로 걱정이 많다. 작년 840원대 이던 캐나다달러의 대 원화환율이 이제는 920원대로 많이 올라있다. 반면 원화의 대미 환율은 1,100원대 밑으로 내려갔다. 이럴 때는 미화계좌를 가지고 있다가 반대현상이 나타날 때 캐나다달러로 바꾸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자보다 환율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005년 미화 1달러는 원화 1,075원, 루니 1.2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이는 루니 1달러가 미화 83센트가 된다는 것이다.
▶ 김경태: 환율은 경제의 바로미터이다. 경제가 좋으면 환율도 강해지고 반대면 가치가 떨어진다.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경상 및 재정의 쌍둥이 적자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화폐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달러 가치는 작년부터 30% 가까이 올랐다. 작년 초에 내가 다소 높게 전망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보다도 더 오른 것이다. 이는 캐나다의 경우 에너지 등 자원이 풍부하고 경제가 견실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고평가됐다고 본다. 2005년에도 유가 영향 때문에 루니가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여, 연말에는 지금보다 5% 정도 떨어진 미화 80센트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은 미국의 평가절하 정책 때문에 크게는 10% 정도, 즉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달러에 대해서는 연말 800원 수준이 될 것이다.
▶ 이정덕: 교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환율이다. 매일 여러건의 환율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 캐나다달러는 2003년초 바닥을 친후 상승세를 타왔는데 2005년말 기준 스코샤 은행은 미화 80-83센트, CIBC은행은 77센트로 떨어진다고 내다보는 등 은행마다 들쑥날쑥해 감을 잡기가 어렵다. 일단 현재 수준이 꼭대기라고 보고 2005년에는 현 수준이 유지된다고 본다. 어느 시점이 한국의 재산을 가져올 때인지 묻는 고객들이 많은데 한국의 재산을 담보로 해 캐나다달러로 대출을 받아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환 리스크가 이자부담보다 크므로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원하는 환율 수준이 됐을 때 송금 받으면 되는 것이다.
▶ 김경태: 우리에게도 가장 많은 질문은 역시 환전 시기이다. 포트폴리오 작성이 가장 안전하다고 추천한다. 첫 번째 전략은 재산의 절반을 송금해 캐나다달러로 보관하고 나머지 절반은 원화로 가지고 있는 것이고, 두 번째 전략은 재산이 큰 경우 선물이나 옵션 등을 통해 방어하는 것이다. 정확히 족집게처럼 대답할 수는 없다.
▶ 홍성익: 오르면 항상 더 오를 것으로 또 반대로 내리면 계속 내릴 것으로 여기는 심리가 있으나 언제나 반복하며 변화한다. 미국 정부가 자국 달러의 약세정책을 펴고 있어 캐나다달러는 한동안 강세를 유지할 것이다. 캐나다는 자원 수출국으로 완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대해 경제가 그리 흔들리지 않는다.
▲ 사회자: 소매시장 동향과 한인사회의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내다보는가?
▶ 박기범: 교민 비즈니스가 굉장히 나쁘다고 말한다. 매상의 30-40%가 떨어졌다는 사람도 많다. 2004년은 백투스쿨(9월 개학) 대목도 없이 지나갔다고 한다. 캐나다 전체의 고용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한인 경제는 더 어려운 것 같다. 대형기업체는 잘 나가지만 소규모 비즈니스는 이와 따로 노는 느낌이다.
▶ 조현철: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편의점은 대형을 선호한다. 가전제품, 첨단기기 회사는 성장하지만 전통적 의미의 가게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이다. 캐나다의 생산성 전략은 인원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인데 교민업소와는 사실 별 상관이 없는 얘기이다. 교민 비즈니스는 영세성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 김일봉: 실제 교민들이 느끼는 것은 바닥이다. 물론 이에는 두부류가 있는데 한인상대 업소와 컨비니언스는 침체, 주류시장을 파고든 교민은 즐거운 비명으로 양분되고 있다. 매년 이민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나라이므로 한인끼리 출혈 경쟁을 하기보다는 캐나다, 중국, 인도 커뮤니티의 시장을 두들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홍성익: 소매판매 시장은 2004년과 마찬가지로 좋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실업률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 사회자: 실업률 및 인건비 등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 김경태: 실업률과 인건비도 경제와 맞물려 간다. 실물과 지표사이의 괴리를 많이 느낀다. 2003년과 2004년에는 부동산시장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편의점 업계는 힘들었다. 미국의 큰 문제점은 공장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페이퍼 컴퍼니만 남아 있는 것이다. 중국이 국내 자원을 수입하고 있어 앞으로 이 나라의 정책방향에 따라 국내 경제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2004년의 경제는 좋았고 새해에도 2004년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성장률만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안정된 성장을 이루는 것이 사실 더 좋다. 최근 제조업체들의 고용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소매시장보다 국가적으로는 수출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이 더 중요하다.
▶ 이정덕: 실업률은 내년에 7.0-7.2% 수준, 인건비는 OECD 레포트에 따르면 1.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2005년도의 재테크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 김경태: 재테크란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리거나 또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다. 금리의 방향에 따라 재테크 수단도 변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및 채권에 대한 투자와 은행에의 예금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의 경우 가장 뛰어난 재테크 1위는 단연 부동산 투자이었다. 그 다음은 채권이며, 금값도 10년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금값은 미국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조금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재테크는 수익률만 따지지 말고 세금 등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에는 주식시장이 좋아져 10%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채권은 보수적인 투자로 지향하는 것이 좋다.
▲ 주택판매 시장과 부동산 가격 동향은?
▶ 김일봉: 최근 10년간 꾸준히 집값이 올라 이제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상태이기도 하다. 새해엔 피크치를 친 후 시간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다. 즉 주택가격이 물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한동안 시간을 끌게 된다. 주택은 항상 장기투자 관점으로 가야 한다. 장기투자는 여전히 좋지만 단기투자는 위험성도 만만치 않다. 과거 90년대 초의 주택시장 거품붕괴는 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아직은 토론토지역에서 30만 달러, 50만 달러하는 주택들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비싸다는 생각을 그리 갖지 않는 것 같다. 정신적 인플레 즉 실망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년의 모기지율은 1% 정도 오르는 수준에서 오락가락 할 것이다.
▶ 박기범: 부동산 구입 결정은 자신의 경험에 많이 좌우된다. 시기를 1995-2000년(전반기), 2000-2005년(후반기)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후반기의 상승폭이 훨씬 컸다. 현재 한인사회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지나칠 정도로 위축돼 있다. 그러나 이민자들의 유입이 꾸준해 토론토 지역에 연 4만채 정도의 주택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에 비하면 토론토는 아직 절반에도 못 왔다. 매도자 마켓에서 매수자 위주의 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2005년 1/4분기를 지나보면 확실히 방향이 보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3-5%의 가격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과거에도 집값이 흔들렸다가 다시 좋아진 경우가 있다.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계속 투자를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부동산 회사들이 캐나다의 땅을 사서 개발을 많이 한다. 비즈니스용 부동산은 아직 매도자 위주의 마켓으로 봐야한다. 일반주택의 경우 투자용은 관망하는 것이 좋지만 계속 살 집이라면 장기투자 관점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여긴다. 전국을 보면 로키산맥을 기준으로 서부와 동부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밴쿠버와 알버타가 동부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LA 등 미국 서부지역의 돈 많은 사람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져도 건축자재비와 인건비는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약간의 조정기를 거칠 수는 있지만 지나친 가격하락은 없다. 콘도는 한꺼번에 다량을 신축하기 때문에 자재비를 관리할 여지가 다소 있지만 단독주택은 그렇지 않다.
▶ 홍성익: 89년을 정점으로 90년대초 주택시장이 폭락했던 이유는 북미지역의 자유무역 체결에 따라 미국공장들이 본토로 많이 이전한 영향이 가장 컸다. 당시 물품세가 없어지면서 대신 GST가 도입됐다. 또 대형매장들의 일요영업이 시작되면서 편의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때 모기지를 감당하지 못해 “키를 던졌다”는 말이 유행했다. 당시는 주택 2, 3채 보유가 기본이었다. 이로 인해 도미노현상이 터지고 투매를 가져왔다. 그러나 현재는 실수요자 위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투자용으로 콘도를 구입하는 고객은 있지만 주택을 2채 이상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과거와는 매우 다른 현상이다. 옛날의 쓰라린 경험으로 주춤하는 바람에 오히려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많다. 당시 5년고정 이자율은 14% 수준이었으며, 현재의 5%대와 비교하면 천지 차이이다. 유지능력 비율도 요즘은 좋게 나타나 약간의 가격 조정기는 있겠지만 하락은 보기 힘들 것이다. 전체 이민자의 85%가 광역토론토를 선호하고 있어 주택신축 시장이 여전히 밝다. 많이 떨어지면 사야지하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집 2004 년 12 월 31 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