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T 기름값 보니 실감.. 말로만 듣던 HST(통합판매세) 여파

하루 새 96.4센트→104.4센트 “가계 주름살 깊어질 것” 울상 통합판매세(Harmonized Sales Tax)의 여파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1일부터 기존 8% 주판매세(PST)와 5% 연방상품용역세(GST)를 합친 13%의 HST가 본격적으로 부과된 결과, 온타리오와 BC 주민들은 반갑지 않은 7월을 맞이했다. 특히 온주의 경우 그동안 PST가 면제됐던 휘발유에 HST가 적용되면서 값이 하루 사이에 8% 상승했다. BC주는 휘발유에 한해선 HST 중 주정부 몫에 대한 ‘리베이트’를 제공, 값이 변하지 않았다. 1일부터 HST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주유소를 찾은 온주 운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광역토론토지역(GTA) 대다수 주유소들은 휘발유(보통·셀프 기준)를 리터당 104.4센트에 팔았다. 전날보다 8센트가 오른 액수다. 많은 주유소들은 지난 30일 HST 적용 전인 리터 당 96.4센트로 휘발유를 구입하려는 차량들이 밀려들어 혼잡을 빚었다. 에토비코에 사는 박모(50)씨는 “기름값 오른 것을 보고 HST를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온주정부가 보내온 HST 리베이트 330달러를 받았다”며 “하지만 기름값이 리터당 10센트 가까이 올라 한 달에 25달러, 차 2대에 1년 기름값만 500달러 이상이 더 들어가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휘발유값 인상은 배달업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식품배달업체 ‘배달마트’의 김명진 대표는 “50달러 이상이면 토론토 내에 어디든 무료로 배달해 주고 있다”며 “휘발유값 인상으로 그 만큼 마진폭이 떨어져 타격이 크다. 그렇다고 손님에게 인상분을 모두 부담시킬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맛있는 배달’의 김형종 대표는 “배달료를 8% 인상하고 배달직원에게는 휘발유값 인상분을 추가로 지급한다”면서 “지금은 주문이 다소 주춤해지고 배달회수도 줄이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ST로 인해 택시 기본요금도 4달러에서 4.25달러로 올라 택시 이용객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택시운전기사 아드난 박트씨는 “HST가 처음 적용된 날 택시를 탄 한 손님은 기본요금이 오른 것을 알고서 다음 블록에서 바로 내렸다”며 당분간 손님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편의점에는 HST가 담뱃값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한다. 담배는 종전에는 상품용역세(GST)만 적용됐지만 이제는 HST가 붙어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됐다. 블루어에서 편의점을 경영하는 국승웅 코리아타운BIA 이사장은 “작은 것은 갑당 70센트, 큰 것은 1달러가 올랐다”면서 “한인 가게는 담배매출이 평균 40%를 차지하는데 담배 매출이 떨어지고 불법담배가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담배 매출이 적은 가게는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다운타운의 편의점 업주 선우준씨는 “담배 말고는 HST가 가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다행히 우리 가게는 담배 매상이 적어 타격이 적고 손님들의 불평도 별로 없다”고 전했다. HST 때문에 앞으로 현찰 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토론토 소재 지붕교체·수리업체인 ‘애비뉴루핑(Avenue Roofing)’의 크레익 베넷씨는 “많은 시공업자들이 현금거래를 유도해 지하경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와중에서 우리와 같은 합법적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주건축·개발업자협회(BILD)의 스티븐 뒤퓌 회장은 “주택 개·보수업계에선 그렇지 않아도 탈세를 위한 현금거래가 많았는데 HST로 인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91년 GST가 처음 도입됐을 때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료: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