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사회 자녀교육 핵심은 ‘정체성’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긍심소유 여부

“이민은 모국에서 수 세대에 걸쳐 자연스럽게 쌓아온 사회적 자원(social resources)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자녀의 성장에 막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사회적 끈을 잘라버리고 아무런 네트워크가 없는 새 환경에 데려다 떨어뜨리어 놓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말한다. ‘네 교육을 위해서 이민을 왔다’고.” 노삼열 토론토대 교수는 지난 10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한인학교협의회(회장 차은자) 교사연수회에서 이민 사회 속 자녀교육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민족 정체성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확립은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대표적인 지표로서 부모, 교사, 친구, 미디어 등과 접하는 사회화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이 과정을 제대로 겪지 못하면 아이들은 목에 줄이 묶인 애완동물들처럼 끌려 다니는 인생을 살게 된다.” 노 교수에 따르면 대학생 기간은 정신건강에 매우 중대한 시기다.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청소년기에 증세가 나타나면서 18세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발병한다. 대폭 늘어난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만으로도 대학생활이 힘든데 자아 정체성마저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 심각한 혼돈에 빠지게 된다. 통계 조사결과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역사, 문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긍심소유 여부가 정체성 확립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한인사회가 캐네디언 사회보다 못하면 자녀들은 자긍심을 가질 수 없다. 한국어 학교나 한국교회, 기타 한인 단체가 싸우고 불협화음을 낸다면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날 연수회 후 진행된 제 19회 정기총회에서는 2004-05 학년도 행사, 회계, 감사 보고와 2005-06학년도 행사 및 예산심의, 이사회 보고, 장기근속 교사 표창 등이 있었다. 차은자 회장은 “지난 1년동안 협의회 각종 행사가 잘 진행된 것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협조 덕분이다. 내년 창립 스무 돌을 앞두고 모국어 교육의 현주소를 꼼꼼히 점검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