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들 잇달아 ‘두각’ 학업성적‧스포츠에 봉사활동까지...

▶박주원군, 엄성준군, 정소영양, 임의균군, 문범준군. 최근 고교졸업 시즌을 맞아 온타리오를 비롯한 캐나다 각지에서 한인학생들이 잇달아 발군의 학업성적으로 최우수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인학생들은 특히 최상위권의 학업성적은 물론, 스포츠와 봉사활동 등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이 많아 한인동포사회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본보에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교를 졸업한 한인학생들의 제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한인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학생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연방총독상(Governor General Award)을 수상한 학생도 3명이나 된다. 연방총독상은 고교수석졸업자에게 동메달, 대학 수석에 은메달, 대학원 수석에 금메달이 주어진다. 미시사가 스트릿츠빌고교에 재학중인 박주원(18)군은 12학년 평균 98점으로 필(Peel)지역 공립교육청 관내에서 최우수 성적을 기록하며 오는 10월 졸업식에서 총독상을 받게 됐다. 5년 전 이민 온 박군은 처음엔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학교수업에 집중함으로써 이를 극복해냈다. 전교 학생회장으로서 교내 스포츠클럽에도 적극 참여한 박군은 워털루대학에 최고장학금(CIBC National Scholarship)인 2만5000달러를 받고 진학해 수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할 예정이다. 박군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새로 이민 온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학교 클럽과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면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기쁨을 준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무역업을 하는 박연순(48), 윤순희(45)씨의 2남중 장남. 토론토의 엄성준(17)군은 지난달 28일 노스욕 세너터오코너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 총독상을 수상했다. 4년전 이민 온 엄군 역시 영어작문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 만에 이를 극복했으며 수학‧물리경시대회 등에서 연이어 수상했다. 11학년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12학년 1학기 평균 98점, 2학기 97점을 기록했다. 맥매스터 의대에 진학할 예정인 엄군은 “이민 와서 처음 6개월간은 영어공부를 하고 9학년으로 시작했다”며 “한국에서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왔지만 열심히 하니 짧은 시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도매업을 하는 엄정현‧김혜원씨의 2남중 장남. 이에 앞서 밴쿠버의 정소영(19)양도 지난달 서베이 플리트우드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총독상(상장‧메달‧장학금)을 수상했다. 고교 재학 중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정양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에 진학해 정치경제학과 철학을 공부한 후 법대로 진학할 계획이다. 정양의 아버지는 “어렵고 힘든 이민생활 속에서도 건강하고 밝게 자란 딸이 고마울 뿐”이라며 “딸의 수상으로 한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면 그것이 곧 기쁨이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대신했다. 학업은 물론, 스포츠분야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학생도 많다. 노스토론토고교를 졸업한 임의균(18)군은 최근 토론토의 지역신문 ‘타운크라이어’(Town Crier)가 선정한 ‘올해의 체육인’에 뽑혔다. 축구·하키·수영·럭비·육상 등 다양한 운동부에서 활약해온 만능 스포츠맨 임군은 특히 학업성적도 뛰어나 12학년 전과목 평균 92.5점으로 최우수졸업생 후보에 올랐으며 봉사활동에도 앞장서 지난해에는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 코디네이터를 맡기도 했다. 몬트리올 매길대에 진학하는 임군은 교육학과 과학을 복수전공해 장차 의사나 고교교사가 될 꿈을 안고 있다. 토론토 얼헤이그고교에서 골프부 주장을 지낸 문범준군은 지난달 고교졸업식에서 ‘학교를 빛낸 올해의 MVP상’을 차지했다. 문군은 골프부문 4년 전액장학금은 물론, 학업부문에서도 전액장학금을 받고 미 오하이오대학에 진학한다. 지난 98년11월 당시 5학년 때 이민 온 문군은 골프입문 4년 만에 남다른 기량을 과시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문군은 특히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을 독학으로 공부해 영어부문 95%, 수학부문 98%의 고득점을 취득, 하버드‧버클리‧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뉴욕 등 명문 아이비대학들로부터 줄줄이 입학통지서를 받았다. 농구선수 출신의 아버지 문재국씨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골프도 안 가르친다는 자세로 지도했다. 이민생활이 힘들었지만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료:중앙일보)